세계 최대 디지털이미지 은행서
中회사가 5000만장 저작권 구입
톈안먼 현장 등 희귀사진 포함돼
“中당국 검열 전세계로 확대” 우려
중국의 ‘차이나머니’(China money)가 역사적 가치를 지닌 희귀사진의 저작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중국 당국의 검열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기록한 사진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중국 당국이 역사 기록 자체를 통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BC방송 중국어판은 27일 중국 사진유통회사인 쓰줴원화(視覺文化·시각문화)가 세계 최대 디지털이미지 은행인 코비스 내 베크만 아카이브와 시그마 아카이브의 사진 5,000만장에 대한 저작권을 사들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사진들의 사용과 유포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쓰줴원화는 앞서 22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 게이츠가 소유한 코비스의 사진저작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신문과 방송 등 자국 내 미디어 회사들을 엄격한 검열정책 아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이 쓰줴원화를 통해 민감한 현안과 관련된 사진을 통제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톈안먼 운동 당시 학생지도자로 활동한 왕단(王丹)은 BBC에 “쓰줴원화가 인수한 사진에는 ‘탱크맨’으로 알려진 왕유린(王維林)의 사진을 비롯한 톈안먼 사태 현장 사진이 포함됐다”며 “이번 인수 건은 중국 당국의 검열이 전 세계적인 범위로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코비스에는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통풍구 위에 서서 치마를 내리누르는 사진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혀를 내민 사진, 우드스탁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지미 헨드릭스 등 유명 사진들의 저작권도 포함돼 있다. 쓰줴원화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이런 역사적 사진들의 사용료가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코비스 측은 “사람들은 코비스 외 다른 통로를 통해서도 원하는 사진 이미지를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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