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이 올해에도 가격 인하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정부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법인 대표 등을 잇따라 고발한 상황에서도 결함시정(리콜)보다 판매에 열중한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달에도 일부 차종에 대해 최대 10%대 가격 할인에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적용 중이다. 혜택 차종은 더 뉴 폴로 1.4 TDI R라인과 더 뉴 제타 2.0 TDI 블루모션 등 4개로 줄었어도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60개월 무이자 할부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난 직후인 지난해 10월 전월 대비 판매량이 67.4% 급감했지만 파격 할인을 내세운 11월에는 10월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난 4,517대를 팔아 치웠다. 12월에도 2,635대를 판매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3위 자리를 지켰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수입차 최다 판매 모델에 오르기도 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현재는 재고 소진 차원에서 배출가스 이슈와 관련 없는 차종들만 할인 판매하는 것”이라며 “다음달 프로모션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배출가스 조작 디젤차를 구입한 미국 고객에게 현금 1,000달러를 보상하는 것과 달리 국내 소비자 보상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환경부에는 원인 한 문장, 리콜 계획 두 문장뿐인 무성의한 결함시정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19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 요하네스 타머 사장과 한국법인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데 이어 27일 한국법인 등기임원인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 독일 본사 임원까지 추가로 고발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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