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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카톡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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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는 카톡 중

입력
2016.01.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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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은 ‘단톡방’ 40~50개 달해

긴밀히 의견 전하던 ‘親展’은 실종

총선 예비후보들도 카톡 프로필에

명함 올려놓고 2040 표심 공략

인터넷 ㆍ UCC ㆍ SNS 열풍 이어

“20대 총선은 카톡 대첩 될 것”

카카오톡이 정치권 소통방식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국회의원들 간 긴밀한 대화 채널이던 편지 형식의 ‘친전(親展)’은 사라지고 ‘카톡’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정책ㆍ전략 회의도 ‘단톡방’(단체 카카오톡방)을 활용한 모바일 회의로 진행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4월 치러질 20대 의원 선거는 17대 인터넷, 18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19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전에 이어 명실상부한 ‘카톡 대첩’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자취 감추는 ‘친전’ 문화…카카오톡으로 긴밀한 소통

요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친전이라 적힌 밀봉된 노란색 봉투를 들고 의원실을 돌며 전달하는 보좌진의 움직임을 찾기 어렵다. 법안처리 협조나 민원, 모임 등을 전달하는 정치권의 대표적 소통수단으로 여겨지던 친전 자리를 ‘카톡’이 급속히 대체한 때문이다. 긴밀성이 보장되면서도 신속하고,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해킹 등 보안 문제를 이유로 3세대(3G) 휴대폰 사용을 고수하는 유력 정치인들조차 ‘카톡 정치’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한 협의는 물론, 지역 여론 청취, 당 정책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다는 판단에서다. 의원 한 명마다 단톡방을 10개 이상씩 운영할 정도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카톡 덕을 봤다. 원내대표단 등과 수시로 카톡을 주고 받아 쟁점법안 협상 등 원내 주요 현안을 실시간으로 챙길 수 있었다. 원 원내대표 측 인사는 “원내대표가 다뤄야 할 현안이 많은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동시간 등을 활용해 당내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듣는데 카톡을 유용하게 사용한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대표적인 ‘카톡 정치인’이다. 남 지사 측은 “주로 쓰는 카톡방만 40, 50개인데, 수시로 내용을 확인하며 현안에 바로 대응한다”며 “반응이 하도 빨라 주변에서 ‘1분 1초’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카톡을 활용한 모바일 회의도 실험하고 있다. 20대 총선 전략을 짜고 있는 총선기획단의 경우 홍보분과 회의를 모바일로 만 진행한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세상은 이미 모바일로 진화했는데 회의장에 앉아 있는다고 답이 나오겠냐”며 “카톡이 정치인들을 국민이 있는 현장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소속 의원 전원이 단톡방을 만들어 놓고 소통하고 있다. 표창원 선대위원 등 최근에 당에 입당한 영입인사들은 별도의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더민주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친서를 전달하거나 전화나 회의를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다면 요즘은 단톡방을 활발히 이용한다”며 “단톡방이 만들어진 후로 의원들 간의 직접 통화는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보다 적극적으로 카톡을 활용한다, 안 의원은 ‘월간안철수’라는 카톡 옐로아이디(플러스친구)를 개설해 놓고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도 옐로아이디로 유권자들과 친구 맺기를 하고 있다.

“20대 총선은 카톡 대첩 될 것”… 18대 UCC, 19대 SNS 자리 대체

정치권은 카톡이 4ㆍ13 총선에서 유권자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에선 여론전이 중요한데, 카톡이 지난 총선에서 효과를 증명한 페이스북ㆍ트위터 등 SNS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비후보들은 이미 카톡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카톡 프로필 사진에 자신의 이력을 담은 예비후보 명함을 올려 놓고, 카카오스토리에는 공약이나 정치 비전 등을 담아 유권자들이 찾도록 하고 있다. 경남 양산 선거를 준비하는 김성훈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선거 문자는 비용도 많이 들고 스팸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다”며 “카톡을 연결하기 위해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번호를 얻기 위해 그만큼 많이 뛰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SNS소통자문위 기획팀장을 맡았던 김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스마트폰 선거, 카톡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특히 2040세대들에게는 페이스북만큼이나 전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카톡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뉴미디어가 여론 향배를 가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에서다. 2004년 17대 총선의 경우 대중화된 인터넷이 여론의 통로가 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UCC 열풍이 불었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트위터 등 SNS가 박빙으로 치러진 선거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당장 총선에서 선보일 당 정책ㆍ공약 홍보 수단으로 방송 광고 등의 전통적 채널 외에 카톡을 적극 활용키로 하고, 구체적 방안 모색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취약한 2040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홍보전략 차원이다. 총선기획단 한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꽃을 들고 다가간다고 해서 2040 세대가 얼싸안고 반기진 않겠지만,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어느 정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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