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들의 전범죄와 성범죄를 왜 우리가 사죄해야 하지. 전후에 태어난 일본인들에게는 ‘사죄 외교’라는 말 자체가 납득하기 힘든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저지른 죄가 아닌데 내게 책임을 묻는 데 대해 억울한 기분이 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죠.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고 그 고통을 기억하기 위해 소녀상을 지키는 것은 현 세대의 범죄 여부나 국적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것은 지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들어야 할 마음의 소리이고 유린당한 한 인간에 대한 의무입니다. “인간의 가장 깊은 곳의 소중한 목소리를 시라고 한다”(‘몬순’)는 이 시인은 한일 양국의 정부와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호소하는 것 같습니다.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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