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외교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한다. 북핵 실험 이후 우리 외교안보라인 인사가 미국 백악관 안보라인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 도발 억지를 위한 제재 방안과 함께, 한미중 3국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차장의 미국 방문은 이달 초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간 고위급 전략 협의’에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협의 일정 등을 조율하는 단계로, 일정과 안건 등이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 외교 차원에서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에선 에이브릴 헤인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수석 대표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제 논의를 위한 한미 간 NSC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제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 양자 제재를 포함한 추가 압박 수단을 도출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하게 된다. 미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조만간 요청해 한미 간 공식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르익고 있는 시점인 만큼 사드 배치의 비용과 주체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탐색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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