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가 1차 목표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모습을 알리고 싶다.”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을 위기에 처한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주기 위해 제작된 KBS 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하 청춘FC)’. 청춘 FC 출신으로 유일하게 프로팀에 입단한 고양 자이크로 FC(이하 고양FC) 공격수 남하늘(21)을 3일 태국 촌부리 전지훈련장에서 만났다.
입단 첫해인 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남하늘의 목표는 남달랐다. 올 시즌 10득점이라는 개인 목표가 있지만 그보다는 한때 부상으로 좌절했다 재기의 운동화 끈을 죄는 자신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그에게는 더 중요한 목표였다.
남하늘은 2014년 대학 1학년때 일본 J리그 진출을 위해 테스트를 받던 중 허벅지 근육파열로 운동을 중단했다. 이후 레스토랑 아르바이트와 K3리그(4부리그) 고양시민축구단 등을 전전했지만 한번 고장 났던 허벅지가 또다시 말썽을 부려 운동을 쉬어야 했다. 그러다 지난해 2,300명의 경쟁자를 뚫고 청춘FC에 입단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고양 자이크로 FC 입단도 청춘FC에서 보인 활약이 계기가 됐다. 남하늘은 “힘든 시기를 겪고 프로에 들어온 만큼 보다 더 강해져 반드시 프로에서 살아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양FC 입단 소감을 밝혔다.
남하늘은 청춘FC 출연 전후로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축구에 대한 마음 가짐이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고양FC 입단 후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평가했다. 그는 “전지 훈련 기간 동안 연습경기에서 많이 부족했다. 경기 흐름을 못 읽고 볼 소유도 잘 못했는데 남은 훈련 기간 동안에 더 열심히 해서 전보다 나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양FC 코치들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남하늘이 팀 선배들과도 스스럼 없이 지내며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하늘은 이를 가족적인 팀 분위기와 선배들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지훈련 기간 룸메이트이자 같은 포지션 경쟁자인 김유성(27)에 대한 고마움을 인터뷰 내내 감추지 않았다. 남하늘은 “연습경기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기죽지 마라’며 다독여주고 선수 생활 모든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줘 유성이 형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특히 “기회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을 탓하지 말고 항상 운동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팬들로부터 청춘FC를 보고 힘을 얻었다는 격려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는 남하늘은 “저로 인해서 목표를 세우는 분들 위해 모범이 돼서 더 좋은 모습,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경기장에서는 경기로 보답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구단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참여 프로그램에 꾸준히 나서 고양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올해 내가 해야 할 일이다”고 밝혔다.
촌부리(태국)= 글ㆍ사진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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