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반
이용자에 적합한 콘텐츠 추천
언제ㆍ어디서ㆍ어떤 기기로
상황까지 반영한 알고리즘 개발
“넷플릭스는 당신보다 당신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달 7일 국내 상륙한 넷플릭스는 중국, 시리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190여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유료 가입자는 7,000만명이며 이들이 시청하는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재생 시간이 하루 평균 1억2,500만 시간에 이른다.
아직까지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인터넷(IP)TV들과 비교해 비싼 가격(최저 7.99달러)과 부족한 우리말 콘텐츠 때문에 기대만큼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넘나들며 운영체제(OS) 상관없이 계속 시청할 수 있는 점과 연속드라마나 시리즈물의 경우 다음 편을 기다리지 않고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점은 국내 지상파나 IPTV들을 뛰어넘는 장점이다. 여기에 외국 콘텐츠와 어린이용 콘텐츠가 풍부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같은 특징 외에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은 치밀한 추천 기능에 있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각각의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자동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이렇게 추천 받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비율은 75%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이용자의 취향을 정확히 알아낼까.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 개발자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가장 먼저 성별, 나이, 지역 등 이용자의 기본 속성을 고려한다. 또 이용자가 무엇을 검색하고 재생하는지 행동 양식을 분석한다. 만약 유명 액션영화 감독의 작품 4편을 감상하면 넷플릭스는 다른 연출 스타일을 가진 감독 작품은 추천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를 많이 이용할 수록 해당 이용자가 무엇을 보고 몇 개의 별점을 줬는지 등의 취향 분석 자료가 쌓이게 된다. 동시에 넷플릭스는 언제, 어떤 기기로 이용했는지, 어떤 페이지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심지어 스크롤을 얼마나 빨리 내렸는지 시간까지 측정한다. 이런 자료는 모두 넷플릭스 서버에 저장돼 추천 알고리즘에 즉각 반영된다.
여기서부터 넷플릭스의 빅데이터가 힘을 발휘한다. 저장된 자료를 토대로 비슷한 시청 습관과 취향, 기호를 가진 다른 이용자들이 높은 평가를 준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혁신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밀집한 실리콘밸리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술이다. 넷플릭스는 여기에 이용자의 ‘상황’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로 시청하는지 상황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초까지 넷플릭스에서 알고리즘 개발을 이끌었던 하비에르 아마트리아인은 “상황과 맥락까지 고려한 알고리즘도 조만간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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