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ㆍ코미디ㆍ메이크업ㆍ고민 상담 등
기존 방송과 차별화된 동영상 승부
대도서관ㆍ양띵 등 국내 스타도 늘어
“만약 당신이 16세 이상이라면 타일러 오클리는 당신이 모르는 사람 중에 가장 유명한 이름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유튜브 동영상 제작자(크리에이터)인 오클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만 14세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당당히 고백한 그는 대학에 입학한 2007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1세대 크리에이터다. 그의 채널은 주로 동성애 관련 고민 상담이나 패러디 등을 다룬 동영상 400여편을 소개해 누적 조회 수가 5억4,800만건에 이른다.
미국 MCN 업체 어썸니스TV의 티제이 마체티 마케팅 총괄은 “평범한 대학 신입생이던 오클리가 유튜브 스타가 된 것은 일상을 꾸밈 없이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그의 긍정적인 태도에 젊은 층이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기존 방송에서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산 것이다.
오클리의 영향력은 유튜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내놓은 첫 에세이 ‘빈지’는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비소설 부문 1위에 올랐다.
놀라운 것은 구독자 수가 800만명인 오클리의 채널도 유튜브 구독자 순위에서 50위 안에 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수 많은 1인 동영상 제작자들이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미국 13~17세 사이에 인기 있는 인물 상위 10명 중 8명이 유튜브 스타였다. 10위 안에 든 연예인은 가수 브루노 마스(7위)와 테일러 스위프트(8위)뿐이다. 1~5위를 유튜브 스타가 차지했던 전년도 조사보다 비중이 늘어났다.
이달 초 기준으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는 스웨덴 출신 게임 크리에이터 ‘퓨디파이’(펠릭스 셸베리)다. 퓨디파이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우리나라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수와 맞먹는 4,200만명이고 일 평균 동영상 조회 수가 약 770만건이다.
퓨디파이는 지난해 10월 포브스가 처음 집계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수익 순위 1위에도 올랐다. 유튜브는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거둔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각각 45 대 55 비율로 나눠 갖는다. 퓨디파이는 2014년 유튜브에서 1,200만달러(약 143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디 채널을 운영하는 ‘스모쉬’(이안 히콕스)와 화제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반응을 담은 일명 ‘반응 동영상’ 분야를 개척한 ‘파인 브라더스’(베리 파인ㆍ라피 파인)는 2014년 850만달러(약 100억원)를 벌어 공동 3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아이돌 가수급 인기를 자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나동현)과 국내 게임 크리에이터 최초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양띵(양지영), 독특한 화장법을 소개하는 씬님(박수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수 년 사이 유튜브 밖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들은 직접 MCN 업체를 차리고 차세대 크리에이터 양성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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