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2016시즌 새 유니폼 라인업이 축구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창단 첫 제3의 유니폼(Third Kit)을 내놓은 데다 팀 상징색(푸른색)과 상반되는 붉은색을 도입한 것에 대해 ‘파격적’이란 평가가 이어졌다.
구단이 밝힌‘청백적’라인업 출시의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홈-어웨이 유니폼인 푸른색과 흰색 패턴에 붉은색을 추가해 구단 엠블럼의 세 가지 색상이자 수원삼성 서포터즈인 ‘프렌테트리콜로(Frente Tricolor)’를 표현하겠단 의미였다. 제3의 유니폼 색상은 지난해 말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다. 구단 관계자는 “흰색으로 굳어졌던 원정 유니폼 컬러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 대안을 묻는 질문엔 붉은색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의견수렴 과정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일 새 디자인 공개 이후 수원삼성 팬들의 의견은 갈렸다. 제3의 유니폼 출시 시도와 ‘청백적 라인업’완성에 높은 점수를 매긴 팬들도 있었지만 독창성 없는 단조로운 디자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구단 관계자는 새 유니폼 디자인에 대해 “화려함 대신 클래식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3의 유니폼 출시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구단의 상징색과 상반된 색을 도입한 데는 다양한 의미가 있었다”고 밝힌 그는 “기존 홈 유니폼에 비해 현저히 낮았던 원정 유니폼 판매 비중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었고, 컬러마케팅 측면에서 금기를 깨고자 한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모기업의 지원이라는 우산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키워가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는 뜻이다.
수원 팬들의 붉은색 유니폼 구매는 예상 외로 뜨거웠다. 지난 4일부터 구단 쇼핑몰을 통해 실시된 사전주문에 홈 유니폼(푸른색) 200장과 원정 유니폼(흰색, 붉은색) 100장씩을 내놨고, 붉은색 유니폼 100벌만 일찌감치 품절됐다. 수원 관계자는“지난해 원정유니폼 판매 수치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주문이 몰렸다”고 전했다. 희소성 높은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판매량으로 드러난 셈이다.
수원삼성의 파격적인 시도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리그 내 몇몇 구단들도 2016시즌 유니폼 발표에 맞춰 제3의 유니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3의 유니폼 출시를 적극 고려중인 K리그 챌린지의 한 구단 관계자는 “유니폼 판매량을 고려했을 때 모험일 순 있으나 팬들의 눈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구단의 다양한 시도도 필요하다”며 “재정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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