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동력원의 주류는 내연기관이다. 내연기관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 중 자동차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왕복형 엔진’이다. 이 엔진은 화석연료의 폭발 에너지를 피스톤의 상하 왕복운동으로, 다시 크랭크 샤프트의 회전운동으로 바꿔 바퀴를 굴린다.
왕복형 엔진이 널리 쓰이는 것은 완벽해서라기보다 여러 면에서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술에 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쓰이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자들에게는 항상 더 나은 것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다. 그들의 의지는 노력과 결합돼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킨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그런 노력의 결과 중 하나가 ‘로터리 엔진’이다.
이 엔진은 연료의 폭발력을 엔진 안에서 곧바로 회전 에너지로 바꾼다. 비교적 단순한 원리여서 왕복형 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도 매우 작다. 왕복형 엔진보다 연료의 폭발이 더 자주 일어나 배기량에 비해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론상으로 매우 훌륭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자동차 회사는 1960년대 큰 비용을 들여 로터리 엔진 연구와 시험제작에 몰두했다. 그러나 내구성과 연비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곳은 거의 없었다. 실제 판매하는 차에 올릴 수 있을 만큼 발전시킨 곳은 단 두 곳, NSU와 마쓰다였다. 그리고 NSU도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금세 판매를 중단했다. 로터리 엔진 승용차인 Ro80의 실패로 NSU는 폭스바겐 그룹에 인수됐고, Ro80은 일반 엔진을 얹어 폭스바겐 K70으로 팔렸다.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 실용화에 힘을 쏟아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작고 가벼운 장점을 살려 RX-7, RX-8 등 스포츠카에 주로 활용했다. 성능이 중요한 스포츠카는 연비가 나쁜 로터리 엔진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마쓰다는 1991년 ‘르망 24’에서 로터리 엔진 경주차인 787B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스포츠카 수요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로터리 엔진 차 생산을 중단했던 마쓰다는 지난해 도쿄 모터쇼에 새로운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 개발을 암시하는 RX-비전 콘셉트카를 내놓았다. 시대와 환경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로터리 엔진의 잠재력을 높게 생각하는 이들은 많다.
최근 마쓰다가 국내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과정은 험난하겠지만 마쓰다가 안착하면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몽키랩 콘텐츠 팀장
* ‘류청희의 오토스토리’는 필자 사정으로 이번 주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관심 갖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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