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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계 카드-은행 ‘이유 있는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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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계 카드-은행 ‘이유 있는 동거’

입력
2016.02.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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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계 카드사 고사ㆍ매각설 와중에

생존 위해 자력갱생 대신 연합전선

영업망 확보ㆍ카드부문 강화 상호보완

롯데카드도 부산은행과 제휴 추진

박종복(왼쪽) 한국SC은행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SC은행-삼성카드 업무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 제공
박종복(왼쪽) 한국SC은행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SC은행-삼성카드 업무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 제공

영업환경 악화로 전업계 신용카드사들의 고사ㆍ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한국SC은행과 사실상 카드사업을 공유하는 수준의 ‘포괄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카드로선 전업계 카드사의 최대 약점인 은행 영업망을 확보하고, SC은행은 빈사 상태에 빠진 카드 분야를 막강한 ‘용병’에 맡긴 셈이다. 자력갱생 대신 제휴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두 회사의 선택에 금융권도 주목하고 있다.

SC은행과 삼성카드는 17일 ‘공동 금융상품 개발 및 협력 마케팅에 관한 포괄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양측은 4월 중으로 SC은행-삼성 제휴카드를 출시해 전국 250여개 SC은행 영업점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출시될 카드는 체크ㆍ신용ㆍ법인 등 모든 종류를 아우른다. 특히 SC은행은 기존 SC카드 고객이 갱신ㆍ재발급을 원하는 경우 등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든 신규 카드를 삼성과의 제휴카드로만 하기로 했다. 사실상 SC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삼성카드와 공동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시중은행과 전업계 카드사가 이런 수준의 제휴를 맺은 건 처음이다.

양사는 영업망과 마케팅도 공유할 예정이다. SC은행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개설 중인 경량화 점포(‘뱅크샵’, ‘뱅크데스크’)를 비롯해 전국 영업점에 삼성카드와의 공동 부스를 운영한다. 부스에서 양사는 제휴카드는 물론,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여신상품, 수신ㆍ투자상품 등까지 제휴로 만들어지는 모든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SC은행의 포인트인 ‘360도 리워드포인트’와 삼성카드의 보너스 포인트도 상호 교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카드는 향후 SC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사업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같은 전업계 카드사들은 예금 통장과 연계돼 주로 은행계 카드사가 취급하는 체크카드 사용량이 급증하는 반면, 신용카드는 줄어드는 추세에 위기감이 높았다. 이번 제휴로 시중은행이라는 안정적인 상품 및 판매 채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SC은행은 경쟁 은행에 비해 미미했던 카드 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1,000만명에 육박하는 삼성카드 회원망을 통해 카드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박종복 SC은행장은 “업종 경계를 넘어 침체된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말했고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도 “다른 강점을 보유한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로 혁신ㆍ차별화된 시너지를 창출할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감에 금융권 칸막이를 넘어선 업종 간 제휴는 계속될 전망이다. 역시 전업계 카드사인 롯데카드는 부산은행과 제휴해 모바일뱅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6월 현대캐피탈과 대출 연계영업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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