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장 발탁 후 첫 전략폰
“물 샐 틈 없이 준비… 협력사 기대 커
VR 기능 강화가 핵심 포인트
소비자가 즐겁게 쓸 제품에 역점”
“물 샐 틈 없이 준비했습니다. ‘갤럭시S7’이 ‘갤럭시S6’보다 더 많이 팔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난 고동진 삼성전자 휴대폰부문 사장은 갤럭시S7 시리즈에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다음달 11일 60여개국에서 출시하고 향후 출시국을 120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MWC 개막 전날 5,000여명이 몰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 직접 제품을 소개한 고 사장은 “스페인에 오기 전에 영국, 프랑스를 다녀왔고 설에 중동을 방문했는데 갤럭시S7에 대한 협력사들의 기대가 꽤 크다”며 “진인사(眞人社) 하고 대천명(待天命)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으니 이제 하늘의 뜻, 즉 소비자의 선택만 기다린다는 의미다.
갤럭시S7은 고 사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 전격 발탁된 뒤 처음 내놓는 전략 스마트폰이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고 사장은 주로 휴대폰 기획과 개발 업무를 맡으며 갤럭시S 시리즈의 탄생 때부터 함께 했다.
고 사장이 갤럭시S7을 준비하며 강조한 부분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반응이 좋았던 갤럭시S6의 디자인은 계승하고 불만을 무조건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갤럭시S6서 빠졌던 외부 저장장치인 마이크로SD 카드 삽입구와 방수ㆍ방진 기능을 추가하고 배터리 용량을 확대했다. 그는 “디자인은 큰 차이 없지만 손에 쥐었을 때 느낌(그립감)이 좋아져 ‘손 맛’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며 “새로운 기능 추가보다 이용자들이 만족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VR)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내놓으며 전면에 내세운 기능이다. 고 사장은 “갤럭시S7에서 VR 기능을 강화하고 360도 VR 카메라 ‘기어 360’을 함께 공개한 것도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등장해 삼성전자와 VR 협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고 사장은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기 전부터 VR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저커버그 CEO를 초대한 것은 이영희 삼성전자 마케팅부문 부사장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취임 첫 해를 보내고 있는 고 사장의 목표는 세 가지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경영자로서 이루고 싶은 세 가지를 정했다”며 “갤럭시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협력사들의 존경을 받으며 휴대폰사업부 직원 17만명의 신뢰를 받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