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항생제내성병원균)’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슈퍼박테리아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항균 섬유가 개발됐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로버트 미첼(Robert J. Mitchell) 교수와 ㈜이주 이창석 대표이사,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진형 박사가 참여한 산학연 공동연구팀은 슈퍼박테리아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항균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항균 섬유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색소인 ‘바이오라세인(Violacein)’을 이용해 부작용의 우려가 없다. 미첼 교수는 “‘바이오라세인’을 이용한 항균 섬유 개발의 첫 사례”이며 “급증하는 슈퍼박테리아의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생산된 ‘바이오라세인’ 추출물을 면직물에 염색했다. 염색된 항균섬유는 슈퍼박테리아의 종류인 황색포도상구균1)및 다제내성 포도상구균2)의 생장을 억제했다.
공동 연구팀은 이 항균 섬유를 슈퍼박테리아 항균 의료용 마스크로 제작했다.
이 마스크는 ‘바이오라세인’을 염색 처리한 3중 항균 필터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이 필터는 한국공업표준협회의 항균 테스트 결과 99.9%의 항균성을 보였다. 특히 기존 의료용 마스크와 달리 다제내성 포도상구균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마스크 시제품 1,000매를 24일 울산 중구 동강병원에 기증했다. 기증식은 이날 오후 2시 동강 병원에서 개최되며 로버트 미첼 UNIST 교수, 이창석 ㈜이주 대표이사, 이진형 세라믹기술원 박사, 유봉옥 동강병원장, 박원희 동강병원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미첼 교수는 “이번 마스크 기증이 지역의 공공보건사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바이오라세인이 염색된 후에도 항균 효과를 가지는 과정을 규명하고, 이 항균 섬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더욱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이주, 한국세라믹기술원 공동연구팀은 2014년부터 3년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EUREKA)을 통해 총 6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한편 슈퍼박테리아로 전 세계 70만명이 한 해 사망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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