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줄을 끊어 연을 날려보내는 풍습이 있다. 마음에 쌓아둔 나쁜 근심 걱정을 날려 보내고 복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병신년 정월 우리는 유난히 근심 걱정 많은 대보름을 보냈다. 한층 고조된 남북 갈등과 그로 인한 불안감, 소통도 설득도 없는 정치권의 극한 대치 등등. 대보름은 지났으나 근심은 여전하다.
25일 경기 고양시의 한 공원에 공작 모양 연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연 꼬리가 세상의 온갖 걱정거리를 매단 듯 속절없이 휘날린다. 정치 경제 외교 무엇 하나 술술 풀리지 않는 게‘턱’하니 장애물에 걸려버린 연 때문이었을까.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위정자들의 입만 바라봐야 하는 민초에게 세상은 종종 비현실적으로 읽힌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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