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접전지 2.1㎓ 대역 놓고
KTㆍLGU+ 광대역 서비스 군침
사용기간 만료 SKT “내줄 수 없다”
통신料 인상해 부담 전가 우려도
수조원대가 걸린 이동통신 주파수 전쟁의 막이 올랐다. 업체들은 주파수 대역을 많이 확보할수록 훨씬 질 높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속도로가 넓을수록 차량들이 빨리 달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구나 갈수록 대용량 콘텐츠와 인터넷 연결 기기 수가 급증하고 있어 이동통신업체들은 추가 주파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대역을 놓고 업체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도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경매 대상 이동통신용 주파수는 700메가헤르츠(㎒) 대역에서 40㎒폭, 1.8기가헤르츠(㎓)에서 20㎒폭, 2.1㎓에서 20㎒폭, 2.6㎓에서 40㎒폭과 20㎒폭 등 총 140㎒폭이다. 폭이 넓어 효율이 좋은 광대역(40㎒폭)이 2개나 나왔다. 특히 이통 3사 모두 현재 갖고 있는 대역과 붙여서 광대역으로 만들 수 있는 2.1㎓ 대역이 매물로 나와 이전보다 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총 경매가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접전지는 2.1㎓다. 이 대역에서는 SK텔레콤이 현재 LTE용으로 이용 중인 20㎒폭이 경매에 오른다. SK텔레콤은 올해 말 이 대역의 사용 기간이 만료되나 그 동안 큰 비용을 들여 다져 놓은 대역인 만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가져올 경우 별다른 추가 투자 없이도 이미 보유한 LTE용 20㎒폭과 붙여 곧 바로 LTE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세 업체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업계에선 이 대역의 경매가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연말 사용 기간이 끝나지만 정부가 재할당해주기로 한 SK텔레콤의 2.1㎓ 대역 40㎒폭과 KT의 40㎒폭에 대해서는 경매에 나온 20㎒의 낙찰가에 비례해 값을 매기기로 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KT는 낙찰을 받고 싶어도 높은 가격을 써내면 재할당 대가도 함께 올라가서 적극적 베팅이 어려운 상황이다.
2.1㎓과 함께 광대역인 2.6㎓과 700㎒ 대역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6㎓는 LTE 국제 표준 대역이어서 휴대폰 유통이 용이하고 해외 로밍도 수월하다. 저주파 대역인 700㎒도 전파의 도달 거리가 길고 잘 휘어, 높은 빌딩이나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활용도가 높다.
주파수 할당은 최고가를 제시하면 낙찰되는 경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매는 50회까지 세 업체가 오름 입찰을 하다 낙찰되지 않을 경우 동시에 밀봉 입찰하게 된다. 미래부는 특정 업체의 주파수 독식을 막기 위해 한 업체가 최대 60㎒폭까지만 가져갈 수 있도록 제한했다. 또 인기가 많은 700㎒와 2.6㎓의 40㎒폭, 2.1㎓ 대역은 업체당 1개씩만 할당 받을 수 있도록 안배했다.
그러나 수조원대 주파수 전쟁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잖다. 주파수 확보 경쟁으로 지출이 늘어난 이통사들이 결국 통신 요금을 올리는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조원대의 주파수 경매 대금 사용처도 논란이다. 미래부는 이를 주로 지상파 방송을 위한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으로 운용한다. 이에 대해 정작 통신 소비자들에게는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부는 각계 의견을 검토, 이달 내 주파수 할당 방안을 최종 확정해 공고할 방침이다. 주파수 경매는 다음달 중 열린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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