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4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국민의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은 이날 심야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린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공식 입장으로 최종 확정했다. 더민주와의 당 대 당 통합 논의에는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통합이 아닌 수도권 연대론은 일부 논의가 됐지만 확실히 결론이 내리지 못해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지난 2일 김 대표의 전격 제의로 3일 간 야권 전체를 뒤흔든 통합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밤 마포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최고위원회의 연석회의에서 장시간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당내 다수인 호남 의원들이 독자 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 통합 논의에 적극적이던 수도권 의원들이 소수로 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경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는 더 이상 통합에 대한 논의는 불가하다고 결론을 냈다”면서 “패권주의 청산과 정치혁신이란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가겠다”고 발표했다. 안 공동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향후 야권연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못 박았고, 수도권 후보단일화 등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야권통합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김한길 위원장은 “뜨거운 토론을 했고 다들 고민들을 나눴다”면서 “이 토론은 오늘로 끝내기로 했다”고 당의 최종 결정에 승복했다. 김 위원장 등 통합파가 안 공동대표에게 요구해 성사된 이날 심야회의에는 최고위원 10인 전원과 현역 의원 18명 중 지역 일정으로 불참한 박지원 황주홍 의원을 제외한 16명이 참석했다.
야권 통합을 제안했던 더민주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야권이 단합해 거대 새누리당 1당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을 외면한 처사”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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