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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공천 갈등, 친박계 월권과 오만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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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공천 갈등, 친박계 월권과 오만 도를 넘었다

입력
2016.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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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살생부, 공천여론조사 왜곡 유출 소동에 이어 이번에는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다. 윤 의원이 지난달 27일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말은 귀를 의심할 만큼 충격적이다. 한 종편 방송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다 죽여”등 차마 옮기기도 민망한 격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문제의 통화 시점은 김 대표가 새누리 현역의원 40여명의 공천 살생부를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전달 받고 정두언 의원 등에게 전했다는 정 의원의 주장이 보도된 날 밤이다. 이 보도에 화가 나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는 게 윤 의원의 해명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청와대 정무특보까지 겸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그런 그가 김 대표를 지목해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 버려야” 등의 막말을 했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실언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통화상대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 의원의 말투로는 마치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의원들의 공천배제를 지시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친박계가 모종의 비박계 현역 물갈이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족하다. 통화상대를 포함해서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취중대화라 하더라도 당 대표를 겨냥해 수준 이하의 막말을 해댄 것은 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한다. 본인 몰래 사적 통화내용을 녹취해 폭로한 것은 물론 문제다.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라며 공천 배제는 물론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 말고도 최근 새누리당 공천 갈등 과정에서 친박계의 월권과 오만은 이미 도를 넘었다. 친박계에 속하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위원장은 당헌ㆍ당규에 규정된 상향식 공천 취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략공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눈에 벗어난 비박계 현역의원들을 탈락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탈락 기준은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 비례대표후보 공천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이한구 공관위가 맡기로 하면서 밀실 공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향식 공천은 새누리당이 그 동안 수많은 토론과 합의를 거쳐 마련한 공천혁신 방안이다. 그런데 공관위가 하늘에서 떨어진 절대적 기구이기라도 하듯, 당헌ㆍ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상향식 공천을 무력화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오만이다. 국민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처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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