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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 신작서 인디언 전설 차용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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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 신작서 인디언 전설 차용해 논란

입력
2016.03.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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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의 신작 '북아메리카 마법의 역사'를 게재한 웹사이트 화면
조앤 롤링의 신작 '북아메리카 마법의 역사'를 게재한 웹사이트 화면

‘해리 포터’의 작가 영국 소설가 조앤 롤링이 이 시리즈 ‘외전’에 해당하는 신작에서 북아메리카 나바호 인디언 전설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롤링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작품을 전자책으로 발간하는 포터모어(www.pottermore.com) 사이트를 통해 ‘북아메리카 마법의 역사’라는 4부작 중 제1부를 공개했다. 이 4부작은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세계의 역사를 다룬 ‘확장 세계관’에 해당한다.

이 중 첫 편인 ‘14∼17세기’ 편에 나오는 나바호 인디언의 전설을 묘사한 방식을 놓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선 것. 롤링은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의 ‘스킨 워커’ 전설에 대해 “마음을 먹으면 동물로 변할 수 있는 사악한 마녀나 마법사”라고 설명하면서 “이 전설은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가족을 희생해서 변신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전설이 생겼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박해를 피하거나 부족을 위해 사냥을 하기 위해 변신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마법사 역사’에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미국 원주민들의 스킨워커 일화를 차용한 셈이다.

이를 놓고 미국 원주민 혈통의 인사들이 일제히 롤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체로키 원주민 작가 아드리엔 킨은 트위터를 통해 “스킨워커는 당신의 가짜 세상이 아닌 우리 인디언의 이야기로 나름의 뿌리와 맥락을 갖고 있다”며 많은 이들에게 현실적 의미를 지닌 전통을 롤링이 마음대로 빼앗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블로그에서도 롤링의 서술이 “식민주의에서 비롯됐다”라 주장하며 “전통을 새로 고쳐 씀으로써 스킨워커가 가진 역사와 뉘앙스를 지워버렸다”고 비난했다.

나바호 원주민 혈통의 작가 브라이언 영도 합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롤링을 향해 “우리 문화를 편리한 소도구로 이용하라고 조상들이 식민화를 견디며 살아남은 것이 아니다”라며 비판의 화살을 던졌다. 그 외에도 롤링의 서술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 등이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롤링은 트위터로 쏟아지는 질문에 “내 마법 세계에서 스킨워커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을 게시한 상태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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