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 선임 이례적 전자표결
계열사 동시 주총 개최에도 쓴소리
현대차 “주주친화” 배당액 33% 상향
아산공장 직원車 정문 돌진 사건도
11일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54개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주총에선 책임 경영과 주주 친화 경영 등을 위한 각종 현안들이 의결됐지만 이사 선임 반대 의견과 경영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쓴소리도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390억원으로 동결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고 ‘퍼스트 무버’(개척자)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주총에선 투명한 기업 경영을 위한 ‘기업지배구조헌장’이 선포됐다.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명확하게 제시, 경영활동을 한층 더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이다. 현대차는 또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원희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동결됐다.
포스코 주총에선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이 사업 목적으로 추가됐다. 이에 따라 철강사로부터 판매 기술 사용료를 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포스코도 최정우 가치경영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일부 기업들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액을 늘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중간배당 1,000원을 포함해 주당 4,0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전년대비 33.3%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주당 배당액을 전년대비 5% 증가한 2만1,000원으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4조2,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 데 이어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올해부터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바꿨다.
이번 주총에선 평범했던 예년과는 달리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져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주총장에서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의 사외이사 선임,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IM 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시돼 이례적으로 전자표결까지 진행됐다. 원안대로 통과는 됐지만 이 과정에서 3시간 넘는 격론이 벌어졌다. 특히 한 소액 주주는 “삼성 계열사들이 한 날 동시에 주총을 열면 여러 군데 주식을 가진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이런 게 주주 중시 정책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현대차 서울 양재동 사옥에선 주총을 2시간 가량 앞두고 아산공장 직원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를 몰고 정문으로 돌진, 현관 대형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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