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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제염자루 쌓인 후쿠시마 현장

입력
2016.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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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최악의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됐다. 도쿄 시민들은 이날 경제산업성 앞에서 1,644일째 시위를 벌였지만 정부는 이 농성 천막을 철거하겠다며 소송을 냈다.

기자가 5년 뒤 다시 찾은 후쿠시마에는 아직도 3만~4만명의 제염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제염토를 담은 검은 자루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미나미소마에 방치된 제염토 자루에 방사선 측정기를 갖다 대자 서울 평균의 약 90배에 달하는 수치가 나왔다.

사고 뒤 일본 정부는 방사선 연간허용수치를 1msv에서 20msv로 대폭 늘려 이 기준에 부합하면 제염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민들은 귀향을 꺼리고 있다. 마을은 전쟁이라도 난 듯 폐허가 돼 있고, 빈 집의 달력은 정확히 5년 전 3월 11일을 가리키고 있다. 정문이 부서진 텅 빈 학교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이들을 기다린다.

후쿠시마=김혜경 프리랜서 기자 salutkyeong@gmail.com

사진=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체르노빌 30년ㆍ후쿠시마 5년 기획기사 전체 보기

1. 폐허가 된 마을

지진과 원전 사고 피해를 동시에 겪은 도미오카 마을일부는 마치 전쟁이 벌어진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지진과 원전 사고 피해를 동시에 겪은 도미오카 마을일부는 마치 전쟁이 벌어진 것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사람이 떠난 도미오카 마을에 출입제한을 알리는 사인이 서 있다. 원전 사고 피해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집을 두고 피난생활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내년 대부분의 피난민들에 대한 귀향을 허용할 예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사람이 떠난 도미오카 마을에 출입제한을 알리는 사인이 서 있다. 원전 사고 피해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집을 두고 피난생활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내년 대부분의 피난민들에 대한 귀향을 허용할 예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원전 사고로 폐허가 된 도미오카의 한 가정집. 2011년 3.11일을 기억이라도 하는듯이 달력은 그날로부터 한장도 넘어가지 않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원전 사고로 폐허가 된 도미오카의 한 가정집. 2011년 3.11일을 기억이라도 하는듯이 달력은 그날로부터 한장도 넘어가지 않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정문이 부서진 채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학생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도미오카의 한 학교.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정문이 부서진 채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학생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도미오카의 한 학교.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오랜만에 오다카에 있는 고향 집을 찾은 마츠모토 코우키(9)군. 원전 사고 이전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2층 방이 지금은 쥐 배설물과 널브러진 가재도구들로 어지럽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오랜만에 오다카에 있는 고향 집을 찾은 마츠모토 코우키(9)군. 원전 사고 이전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2층 방이 지금은 쥐 배설물과 널브러진 가재도구들로 어지럽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쓰나미 피해가 컸던 미나미소마의 한 지역. 마을이 있던 곳에 지금은 앙상한 나무만 두 그루 덩그러니 서있다. 후쿠시마 사람들은 미야기, 이와테 등 다른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에 비해 복구가 더디다고 말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쓰나미 피해가 컸던 미나미소마의 한 지역. 마을이 있던 곳에 지금은 앙상한 나무만 두 그루 덩그러니 서있다. 후쿠시마 사람들은 미야기, 이와테 등 다른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에 비해 복구가 더디다고 말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의 한 도로에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출입통제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2011년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들이 많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의 한 도로에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출입통제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2011년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들이 많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4주기 직전 다시 문을 연 6번 고속국도에는 각 지역이 시작되는 지점마다 방사선 수치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원전에 가까울수록 방사선 수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4주기 직전 다시 문을 연 6번 고속국도에는 각 지역이 시작되는 지점마다 방사선 수치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원전에 가까울수록 방사선 수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2. 쌓여 있는 제염 자루

후쿠시마의 제염노동자들이 제염토를 담은 검은 자루들을 정리하고 있다. 후쿠시마에는 현재 원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하루7,000여명, 제염노동자가 약 3~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의 제염노동자들이 제염토를 담은 검은 자루들을 정리하고 있다. 후쿠시마에는 현재 원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하루7,000여명, 제염노동자가 약 3~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은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쿠시마에는 3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제염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사고 뒤 일본 정부는 방사선 연간허용수치를 1msv에서 20msv로 대폭 늘려 이 기준에 부합하면 제염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민들은 귀향을 꺼린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은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쿠시마에는 3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제염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사고 뒤 일본 정부는 방사선 연간허용수치를 1msv에서 20msv로 대폭 늘려 이 기준에 부합하면 제염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민들은 귀향을 꺼린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에 제염이 진행될수록 제염토 등을 담은 검은 자루들은 쌓여만 간다. 문제는 방대한 양의 이 자루들을 둘 곳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집 앞이나 학교 옆 공터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에 제염이 진행될수록 제염토 등을 담은 검은 자루들은 쌓여만 간다. 문제는 방대한 양의 이 자루들을 둘 곳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집 앞이나 학교 옆 공터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에 제염이 진행될수록 제염토 등을 담은 검은 자루들은 쌓여만 간다. 문제는 방대한 양의 이 자루들을 둘 곳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집 앞이나 학교 옆 공터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에 제염이 진행될수록 제염토 등을 담은 검은 자루들은 쌓여만 간다. 문제는 방대한 양의 이 자루들을 둘 곳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집 앞이나 학교 옆 공터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에 방치된 제염토 자루에 방사선 측정기를 갖다대자 9μsv/h를 가리켰다. 이는 서울 평균(0.1μsv/h)의 약 90배에 달하는 수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에 방치된 제염토 자루에 방사선 측정기를 갖다대자 9μsv/h를 가리켰다. 이는 서울 평균(0.1μsv/h)의 약 90배에 달하는 수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3. 그래도 사람이 있다

고리야마에 있는 후쿠시마조선초중급학교. 후쿠시마 내 유일한 조선학교로, 사고 뒤에는 니가타현으로 교실을 옮겨 수업을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정상수업을 하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고리야마에 있는 후쿠시마조선초중급학교. 후쿠시마 내 유일한 조선학교로, 사고 뒤에는 니가타현으로 교실을 옮겨 수업을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정상수업을 하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지역 내에서 일하는 원전 및 제염 노동자들에게 편의점은 유일한 편의시설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지역 내에서 일하는 원전 및 제염 노동자들에게 편의점은 유일한 편의시설이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마츠모토씨 가족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고향인 오다카가 강제피난구역으로 지정돼 5년째 가설주택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 코우키(9)군은 방사능 오염지역에 있던 학교 다섯 곳을 통합해 운영되는 임시학교까지 매일 차로 30분 통학해야 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마츠모토씨 가족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고향인 오다카가 강제피난구역으로 지정돼 5년째 가설주택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 코우키(9)군은 방사능 오염지역에 있던 학교 다섯 곳을 통합해 운영되는 임시학교까지 매일 차로 30분 통학해야 한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에 있는 ‘니시키초 방사능 측정센터’ 관계자가 방사능을 흡수해 지력을 되돌린다고 알려진 유채에서 기름을 채유하기 위해 수작업을 하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미나미소마에 있는 ‘니시키초 방사능 측정센터’ 관계자가 방사능을 흡수해 지력을 되돌린다고 알려진 유채에서 기름을 채유하기 위해 수작업을 하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지난해 여름부터 시범조업에 들어간 소마의 어업활동. 취재진은 이날 잡은 멸치를 ‘니시키초 방사선 측정센터’에 가져가 방사능 검사를 했지만 기준치 이하라는 결과를 받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지난해 여름부터 시범조업에 들어간 소마의 어업활동. 취재진은 이날 잡은 멸치를 ‘니시키초 방사선 측정센터’에 가져가 방사능 검사를 했지만 기준치 이하라는 결과를 받았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5. 농성장 철거 위기의 ‘원전 반대’ 시위대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도쿄 시민들이 경제산업성 앞에서 1644일째 농성 중인 천막에서 발길을 멈춘 채 메시지를 보고 있다. 이 천막 농성은 정부의 소송으로 1, 2심 철거명령을 받은 뒤 현재 대법원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도쿄 시민들이 경제산업성 앞에서 1644일째 농성 중인 천막에서 발길을 멈춘 채 메시지를 보고 있다. 이 천막 농성은 정부의 소송으로 1, 2심 철거명령을 받은 뒤 현재 대법원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한 시민이 원전 반대 메시지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총리관저와 국회 앞에는 약 6,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 및 원전 반대 구호를 외쳤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한 시민이 원전 반대 메시지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총리관저와 국회 앞에는 약 6,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 및 원전 반대 구호를 외쳤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한 시민이 원전 반대 메시지가 적힌 손전등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총리관저와 국회 앞에는 약 6,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 및 원전 반대 구호를 외쳤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후쿠시마 사고 5주기를 맞은 11일, 한 시민이 원전 반대 메시지가 적힌 손전등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총리관저와 국회 앞에는 약 6,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유발언 및 원전 반대 구호를 외쳤다. 피에르 엠마뉴엘 델레트헤 프리랜서 기자 pedeletr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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