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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反난민 극우 정당 돌풍… 위기의 메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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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反난민 극우 정당 돌풍… 위기의 메르켈

입력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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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반난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대표가 베를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당 지지율 약진을 자축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13일 반난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대표가 베를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당 지지율 약진을 자축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독일 핵심 3개 주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반(反) 난민 정서를 앞세운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난민 포용 정책을 추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위축됐다. 메르켈 총리가 당수인 집권 기독민주당은 크게 후퇴했다. 이로써 반난민 정서가 유럽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반난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3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주의회 선거에서 최고 득표율인 24.2%를 기록해 원내 제2야당 자리를 차지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전문가 전망을 뛰어넘는 이번 결과는 AfD가 2013년 2월 출범한 이래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현지 언론들은 “작센-안할트주의 소득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극우 정당의 약진은 기적에 가깝다”고 해설하고 있다.

AfD는 또 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15.1%를, 이웃인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12.6%를 득표하며 각각 제3당의 지위를 차지했다. 1,072만명 인구의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인구 기준으로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주다. 반면 기민당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27%를 얻으며 녹색당(30.3%)에 처음으로 다수당 자리를 내줬고, 라인란트-팔츠주에서도 31.8%로 사회민주당(36.2%)에 뒤졌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AfD는 독일 연방 16개 주 가운데 8개 주의회에 입성하며 기존 정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예상외의 선전 소식에 AfD 지지자들은 ‘반 메르켈’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했다. 알렉산더 가우란트 AfD 부대표는 “많은 국민이 우리의 반난민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며 독일 내 반난민 정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AfD의 급부상은 기민당을 비롯한 기성 정당들의 연정 구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거가 치러진 3개주는 독일 연방 16개주 전체 인구(약 8,150만명)의 21%(약 1,700만명)를 차지하는 지역이어서 무시할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AfD가 일부 지역에서 전통의 3정당인 녹색당, 좌파당, 자유민주당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기민당과 사민당까지 바짝 추격하면서 내년 총선 때 연방의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 정가에서는 “난민 통제 강화를 희망하는 민심이 투영된 결과”라고 이번 선거를 분석하고 있다. AFP 통신은 “현 추세라면 AfD가 2017년 총선에서 연방의회 원내로 입성할 것”이라며 “나치즘 몰락 이후 형성된 독일의 국가주의 금기가 깨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메르켈의 정치적 동맹국들이 AfD의 부상에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선거는 작년 여름 이후 본격화한 난민 위기에 대응한 메르켈 총리 주도 대연정의 포용적 난민정책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극우정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메르켈 총리는 “난민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14일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난민정책에 불만이 있음을 알지만 결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에서도 기민당이 후퇴하긴 했지만 난민 정책을 지지하는 중도좌파 정당들이 적지 않은 지지율을 확보했다.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도 지난해 여름(67%)보다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54%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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