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1월 인공지능연구소 설립
GM, 기술 보유 벤처 10억弗에 인수
테슬라ㆍ현대차도 인력 확충 나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자동차 업체들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구글에 경쟁 업체들이 인력 확충에 나서며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14일 한국토요타자동차에 따르면 토요타 본사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온 ‘제이브릿지 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공학자 16명 전원을 영입했다. 2008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설립된 기업 제이브릿지는 농업, 광업, 철도 등 산업용 자동운전 기술을 개발해왔다.
개발팀은 토요타의 인공지능기술 연구소 ‘TRI(Toyota Research Institute)’에 배치될 예정이다. TRI는 토요타가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세운 연구소로 향후 5년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투자될 계획이다. 현재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출신의 연구진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길 프랫 TRI 최고경영자(CEO)는 “오랫동안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해온 제이브릿지 개발팀이 TRI의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11일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신생 벤처기업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했다. 아우디에 고속도로 자율주행기술을 공급했던 이 업체를 인수하는데 GM이 쏟아부은 돈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전기차의 선도주자로 꼽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도 최근 트위터 계정에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할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제네시스 ‘EQ900’의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 등으로 부분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관련 인력 확보에 나섰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인력 확충과 기업 인수에 주력하는 이유는 자율주행 관련 인공지능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교통신호가 바뀔 때, 길가에 보행자가 있을 때, 사람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을 때 등 다양한 교통환경에서 자율주행차의 가속, 정지, 방향 선회 등을 결정하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9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온 구글의 자율주행차도 지난달 버스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해 사고를 냈는데 실제 도로에서는 위험요소가 수없이 많다”며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면 날씨를 포함한 모든 도로환경까지 고려해야 해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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