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공약 비교해보니
“북핵ㆍ미사일 강력 대처” 한목청
대미흑자국 압박 강화에도 보폭
이민정책ㆍ중동 관계 극명한 차이
참모진 구성서도 큰 간극 보여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맞대결 구도가 확정되면서 두 후보의 한반도 정책과 무역ㆍ통상정책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지낸 워싱턴의 핵심 주류 클린턴과 철저한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주요 공약과 참모진 구성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핵 대응이나 대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통상압력 등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강성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추가 제재 등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데 인식이 같다. 차이점을 찾는다면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기조 위에서 압박을 더 가하는 쪽인 반면, 트럼프는 거칠게 밀어붙이겠다는 것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은 미치광이”, “중국만이 김정은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등 유세 과정의 언급만 갖고는 실제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도 클린턴 진영은 ‘철저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태세다.
미국 외교의 핵심 축인 중동ㆍ러시아 관계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스라엘을 중시하고 이슬람국가(IS) 소탕과 시리아 내전 등에서 기존 동맹국과의 공조를 중시한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ㆍ클린턴의 가장 큰 차이는 이민정책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히스패닉 등 이민자에 관대한 입장을,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지지하는 반면, 트럼프는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통상정책에서는 클린턴 진영이 공정한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반면 트럼프는 보호무역을 옹호하며 큰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대미 흑자를 내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환율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강력 대응을 주문하는 부문에서는 보조를 맞추고 있다.
참모진 구성도 180도 다르다. 클린턴 진영은 당장 조각(組閣)이 가능할 정도로 민주당 진영 인재가 각 분야에 고루 포진해있다. 선거캠프는 클린턴 사단 출신으로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지휘한다. 과거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본부장 출신인 로비 무크가 선거본부장이다.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인도계 여성 휴마 애버딘(39)이 사실상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트럼프 캠프는 인물의 중량감에서 클린턴 캠프에 미치지 못한다. 뉴욕 트럼프타워에 마련된 중앙 선대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이오와 출신의 정치인 샘 클로비스가 외부 전문가 그룹과 연결돼 정책공약 수립을 총괄한다. 2006년 첫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사업 파트너이자 법률 및 정치고문 역할을 하는 마이클 코헨도 막후 실력자로 꼽힌다. 공화당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하차한 뒤 합류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신경외과 벤 카슨은 각각 법무장관이나 교육장관 혹은 내심 부통령까지 염두고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렸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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