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이 “프로바둑 기사의 존엄을 지키겠다”며 사실상 인공지능(AI) 알파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7일 중국 신랑포털 스포츠채널에 따르면 커 9단은 전날 자신의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프로바둑 기사들의 존엄을 위해 전력을 다해 일전을 치르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진리(金立)가 자신과 알파고의 대전을 지원하는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과 함께 관련 포스터도 공개했다. 이는 그가 구글 딥마인드 측에 간접적으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커 9단은 이날까지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커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 9단은 “기계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강하지만 일부 연산과정 등에서 허점이 있다”며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커 9단은 다만 “알파고가 더욱 진화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커 9단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이 마무리된 뒤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세계 바둑랭킹 사이트 고레이팅스는 세계랭킹 5위인 이 9단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둔 알파고를 세계 바둑랭킹 2위에 올렸다. 중국의 커 9단이 1위 자리를 지켰고, 3위와 4위는 각각 한국의 박정환 9단, 일본의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이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