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 설립”제시
“인공지능 관심 커지자 생색내기” 지적 나와
정부가 기업들과 함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고, 2019년까지 구글을 뛰어 넘는 세계 1위 지식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생색내기식의 연구소 설립을 주도하며 황당한 목표를 세웠다는 지적이 적잖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7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인공지능의 산업적 활용과 우리나라의 대응전략’ 간담회에 참석, 민관이 함께 기업형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연구소엔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KT LG전자 네이버가 각각 30억원씩의 자본금을 투자한다. 미래부는 또 지능정보산업 기반 조성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하고, 2조5,000억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업계와 과학계에서는 기업들이 이미 AI에 대한 기술 개발 등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정부가 뒤늦게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오히려 정부의 역할은 AI 관련 윤리 기준이나 법규 마련 등에 힘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언어, 시각, 공간, 감성 지능과 요약ㆍ창작 기능의 5가지 인공지능 분야에서 3, 4년 안에 세계 수준의 기술을 입증해 보인다는 정부의 목표도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는 2019년까지 언어지능 분야에서 구글을 뛰어넘어 세계 1위 수준의 지식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구글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무턱대고 3년 내에 정상이 되겠다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인공지능 전문가는 “정부가 나서서 목표 순위까지 제시하며 데이터를 끌어 모으겠다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한 이공계 교수도 “AI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내놓은 ‘생색내기’ 정책 때문에 다른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실제로 정부는 “기존 R&D 중 중요도가 떨어지는 예산은 재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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