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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내전, 밀릴 수 없는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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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내전, 밀릴 수 없는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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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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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이한구-유승민 ‘팽팽’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정회된 뒤 굳은 얼굴로 자리를 뜨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정회된 뒤 굳은 얼굴로 자리를 뜨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3ㆍ15 공천학살’ 갈등이 교착 국면에 접어 들었다. 현 정국의 세 축인 김무성 대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유승민 의원이 서로 침묵으로 버티고, 일부는 핑퐁게임을 벌이면서다. 김 대표가 공천안의 최고위원회 의결을 사흘째 미루자, 이 위원장은 공천업무 중단으로 맞섰다. 유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 카드로 당의 신속한 결정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4ㆍ13 총선 후보 등록(24~25일)은 엿새 앞으로, 총선은 25일 앞으로 다가왔다.

金, 친박 사과요구 거절… 의결 미뤄

김 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 소집해 이재오(서울 은평을)ㆍ주호영(대구 수성을)ㆍ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등을 공천배제한 공관위의 공천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2시간을 넘긴 회의는 고성 섞인 논쟁만 벌이다 결론 없이 끝났다. 김 대표는 공관위의 결정이 당헌ㆍ당규에 명백히 어긋난다는 점을 재확인, 추인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공천안의 추인이든 재의 요구든 의결을 해야 한다고 맞서며 비상대책위 체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결국 이날 밤 9시 김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 황진하 사무총장 등 공관위원을 겸하는 사무총장단이 배석한 가운데 속개됐다. 하지만 1시간 50분간 논쟁을 벌인 회의는 다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李, 공천업무 중단… 劉 결단 촉구

이한구 위원장은 김 대표가 던진 공을 즉각 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애초 이날 오후 2시로 잡은 공관위 전체회의마저 취소했다. 당 사무처에는 “오늘은 당사에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친박계 공관위원들도 사전 계획이라도 한 듯 이 위원장과 보조를 맞췄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의 대구 동을과 함께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공천 배제된 윤상현 의원의 인천 남을 등 마지막 지역구 공천 논의도 중단됐다. 결국 이날까지 새누리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무려 103곳의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역으로 유 의원을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일부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유 의원에게 당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고 통보, 사실상 탈당 혹은 불출마 선언을 공개 요구한 것이다. 당내에선 이 위원장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구 동을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유 의원의 출마를 막으려는 지연작전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劉, 두문불출… 당의 빠른 결정 원해

유 의원은 3일째 대구 모처에서 두문불출하며 고민에 잠겼다.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조해진 의원에 따르면, 유 의원은 “용기 있게, 힘 있게, 당당하게 하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측근들을 통해 만약의 경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히는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아직은 이 같은 행보가 당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차원이란 해석이 많다. 유 의원은 당원이자 소속 의원으로서 당에서 결정을 내리면 그에 따르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친박계가 집단적으로 ‘자진사퇴’를 압박했을 때도 ‘의원총회에서 선출됐으니 사퇴 여부 역시 의원들의 결정에 따르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의총의 결정을 기다렸다. 그와 가까운 의원들은 “유 의원이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평소 “내 지역구, 우리 당을 떠날 생각은 없다”며 “이번 총선이 가장 힘든 선거가 될지도 모르지만, 죽을 힘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측근 의원들도 언론과 접촉을 최대한 삼가며, 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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