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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비례 순번' 막장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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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비례 순번' 막장 싸움

입력
2016.03.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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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측 “黨의 정권 재창출 의지 의심”

중앙위 심야 진통 거듭 끝

金대표에 4명 순번 배정 위임

‘金 비례 2번’으로 봉합될지 주목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김 대표는 20일 자신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2번에 배치하며 셀프공천 논란을 낳았다. 뉴스1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김 대표는 20일 자신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2번에 배치하며 셀프공천 논란을 낳았다. 뉴스1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자신을 비례대표 후보 14번에 배치한다는 당내 비대위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고, 대표 취임 이후 처음 당무를 거부했다. 중앙위와 비대위는 격론 끝에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본인이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새로운 중재안을 마련했다. 김 대표의 뜻이 상당 부분 관철된 것이지만, 그가 이 중재안을 수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 공천’으로 시작된 더민주 비례공천 파행이 수습될지 여부는 이르면 23일 김 대표가 결정하게 됐다.

이날 열린 중앙위에서는 당 대표 몫의 전략 공천 비례대표 후보로 김 대표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김성수 대변인 등 4명을 확정했다. 이들을 당선안정권(1~20번)에 배치하되, 순번은 김 대표가 직접 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김성수 대변인은 “변재일 비대위원이 대표에게 논의 진행 상황을 보고했고, 대표는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며 “그것이 수용하겠다는 뜻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이번 사태에서 김 대표가 고민하는 지점은 비례의 순번이 아니라, 더민주당에 정권 재창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데 있다”며 여전히 중대 결심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가 아닌,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사무실로 출근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비례대표에 연연해서 여기 온 것이 아니다”며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 수권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내가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자신이 비례대표 2번에 배치돼야 한다는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 동안 끊었던 것으로 알려진 담배를 연달아 피우기도 했다.

전날 더민주 중앙위는 김 대표가 제시한 비례대표 공천안에 대해 “절차가 당헌에 어긋나고 일부 후보들의 도덕성과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며 순위 투표에 반대했고, 김 대표는 자신의 비례대표 2번 배치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에 반발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 관련 리얼톡 보기)

김 대표의 당무 거부에 비대위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만들었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이에 더민주는 3시간 넘게 심야 회의를 연 끝에 김 대표에게 비례대표 순번 결정권을 위임키로 했다. 김 대표의 2번 공천에 반발했던 당내 친노계도 파국을 우려해 일단 김 대표의 뜻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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