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월부터 22일간 브라질에 다녀온 43세 남성인 L씨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그러나 L씨가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로 유입됐으며, 우리나라는 매개 모기인 흰줄 숲모기 활동기간이 아닌 점 등을 근거로 “2차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L씨는 2월17일부터 3월9일까지 브라질 북동부 지역인 세아라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이 기간 동안 모기에 물렸으나 3월11일 독일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귀국할 당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었다. 하지만 3월 16일부터 열이 나 거주지인 전남 광양의 한 의원을 방문했으며, 3월19일부터는 피부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까지 나타나 21일 같은 의원을 재방문 했다. 이 의원의 신고로 전남 보건환경연구원이 지카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RT-PCR)를 실시한 결과 22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L씨는 현재 발열 발진 등 대부분의 증상이 가라앉았으나 역학조사 및 추가적인 정밀 조사를 위해 전남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보건당국은 L씨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은 현행(관심단계)으로 유지된다. 정기석 본부장은 “2차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은 현재의 관심단계로 유지한다”며 “이번 사례처럼 지카 바이러스 환자 발생국에서의 여행객으로 인한 추가 유입 가능성은 계속 있으므로 임신부는 해당 국가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 등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감염병으로 남미 등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특히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각종 장애를 유발하는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국내 첫 지카바이러스 환자 L씨 감염 경로 및 증상◆
<자료: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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