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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모든 것…매실청, 올리고당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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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모든 것…매실청, 올리고당은 괜찮을까?

입력
2016.03.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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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결혼 5년 차인 A(33)씨는 신혼 초 갱년기로 고생하는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께 드리려고 석류청을 담그려다 크게 놀랐다. 까 먹기 불편한 석류 대신 언제라도 주스로 마실 수 있게 ‘청’(농축액)을 담그려 레시피를 찾아 보니 석류와 설탕을 1 대 1의 비율로 넣으라고 했기 때문.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려다 당뇨에 걸리는 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당시 매실청ㆍ레몬청 등이 “몸에 좋다”는 이유로 크게 유행하던 때라 “괜찮겠지”하고 넘어갔다. A씨는 속이 더부룩할 땐 매실청, 감기기운이 있을 땐 모과청을 물에 타서 마시고, 요리를 할 때는 흑설탕과 올리고당을 사용한다. 괜찮은 것일까. 한국식품영양학회에 ‘설탕의 진실’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이 학회 총무이사인 김지명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교수가 기존 연구 등을 토대로 답변해 줬다.

_여러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매실청의 당분도 몸에 해롭나.

“매실은 소화 촉진, 살균 작용 등 좋은 효능이 있어 건강에 유익한 건 맞다. 하지만 이 효과를 보기 위해 매실청을 과다 섭취하면 비만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매실청 100g 중 당이 65.3g이나 된다. 매실청으로 섭취하든 설탕으로 섭취하든 우리 몸에 들어가면 똑같은 당이다. 어디서 섭취된 당인지가 아니라, 섭취량이 중요하다.”

_매실청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보통 농축액은 원재료와 설탕을 1 대 1의 비율로 담근다. 하지만 설탕 양을 원재료의 60%, 즉 1 대 0.6의 비율로 낮춰도 농축액을 만드는 데 지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농축액을 만들 때 설탕 양을 줄이고, 마실 때도 묽게 타서 마시는 것이 좋다.”

_흑설탕은 백설탕보다 덜 해로운가.

“설탕은 사탕수수의 즙액을 정제해 만드는데 백설탕은 순도 99% 이상의 백색 당이고, 흑설탕은 미량의 무기질이 함유된 당이다. 하지만 두 설탕 간 영양소 함량 차이는 미미하다. 두 설탕 다 많이 먹으면 비만을 초래한다. 덜 유해한 설탕을 찾으려는 노력보다 섭취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_올리고당이나 물엿은 어떤가.

“올리고당 자체는 충치 예방, 장내 유익한 세균 증식 효과 등이 있지만, 시판되는 올리고당 제품에는 올리고당 외에도 다른 당류가 포함돼 있다. 단맛이 설탕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다 ‘올리고당은 괜찮다’는 인식 때문에 많이 넣는 경향이 있다. 같은 당도를 내려고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당 섭취량이 증가할 수도 있다. 주로 조림에 많이 사용하는 물엿도 액상 형태여서 많은 양을 넣기 쉽다. 하지만 물엿은 조리과정에서 단맛이 증가하기 때문에 설탕보다 적은 양을 넣어야 한다. 각각 요리 용도에 맞게 쓰는 것이며 적당량을 사용해야 한다.”

_과일이나 우유에 원래 존재하는 천연당은 설탕 시럽 등 첨가당보다는 좋은 건가.

“천연당과 첨가당은 똑같은 당이다. 당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로, 과일 등 자연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는 얘기지 천연당이 더 좋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과일은 다른 영양소가 전혀 없이 100% 당만 있는 설탕과 달리, 식이섬유,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총 당류 섭취량을 올리는 주범은 첨가당이기 때문에 첨가당을 줄이자는 것이다. 천연당은 저감대상이 아니다.”

_단 맛이 강하지 않고 몸에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이 많이 든 식품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과일주스 1병(200㎖)에는 29g, 이온음료 1병(500㎖)에 40g의 당이 함유돼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2,000㎉ 섭취 성인 1일 25g 이하)을 음료 한 잔으로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다. 과일맛 등이 첨가된 요거트 1개는 17g, 베지밀B 1병에 10g이 들어 있다. 홍초 역시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1회 섭취량(25㎖)에 5g의 당이 함유돼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김지명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교수
김지명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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