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 내부에서 현지인 전투원과 외국인 전투원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만의 주 원인은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외국인 전투원이 더 나은 처우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활동가들은 “원래 잠복해 있던 문제였지만, 최근 IS가 이라크ㆍ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리자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현지인들이 불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 시(市)에서는 올해 초 현지인 IS 대원 수십 명이 다른 무장단체로 소속을 옮겼다. 이들은 “외국인 IS 대원들이 우리를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IS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에서 패배한 후에는 반목이 더욱 심해졌다. IS가 지난해 시리아 북부 전략적 요충지 탈아비아드를 쿠르드군에 빼앗긴 후, 현지인 IS 대원들이 외국인 IS 대원에게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고 전직 중앙정보국(CIA) 관계자가 전했다. 시리아 락까 지역 IS의 동향을 감시하는 한 시민단체 인사는 “외국인 IS 대원 중에는 출신국 스파이도 섞여 있다는 시각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IS 합류하면서 좋은 대우를 받는 외국인들도 현지인에게는 눈엣가시다. 락까, 모술, 데이르 에조르에서 외국인 IS 대원들은 정해진 구역에 살고 있다. 데이르 에조르에서는 이들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동네에 자리를 잡으면서 낮은 지대에 사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언젠가는 저들이 우리를 몰아낼 것”이라는 위화감이 생기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5년 동안 시리아를 여행한 적이 있는 외국인 전투원은 120개국, 3만 8,200명에 이른다. 상당수 유럽 출신인 이들은 현지의 전통적인 부족 내 위계질서나 전통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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