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러시에는 서방 자본 외에 중국계 자본도 동참하고 있다.
국제 공공데이터베이스 랜드매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발 투자로 진행되고 있는 국제 토지거래는 전체 거래규모 중 11.9%(216만2,000헥타르)를 차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양대 차세대 자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미 성사된 거래까지 합치면 미국,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4위 투자국이다. 중국계 기업들이 추진한 투자는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과 동남아시아를 향해 있다.
중국 자본은 서방세계에도 발을 뻗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진출한 중국 상하이의 부동산 및 식품기업인 펑신(鵬欣)그룹이 대표적이다. 펑신 그룹은 2011년 뉴질랜드에 진출해 5년간 29개 농장을 사들이며 뉴질랜드 3대 유제품 제조업체로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와 달리 서방국가들은 중국 자본의 랜드러시를 마냥 수용하지는 않는다. 진작에 뉴질랜드에 정착한 펑신그룹 조차 최근 현지 정부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9월 펑신그룹이 뉴질랜드 대형 농장인 로친버 스테이션 인수하기 직전 갑자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펑신이 로친버 스테이션 경매에 5,600만 달러(약 638억원)로 입찰한 후 14개월 간 고민을 거듭하다 투자 승인을 불허한 것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로친버 스테이션 매입 거절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뉴질랜드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부상한 중국 자본에 대한 우려 여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정부도 펑신그룹의 문어발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 호주 재무부는 지난해 11월 자국 농업투자회사 시드니 키드먼 앤 컴퍼니(S. Kidman & Coㆍ키드먼) 인수를 시도하는 펑신그룹을 저지하고 나섰다. 펑신그룹은 앞서 호주 내 10만㎢의 땅을 소유한 키드먼을 인수하기 위해 3억7,000만 달러의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호주 당국은 “농장 전체를 외국기업 한 곳에 매각하는 것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호주 ABC는 10일 홍콩증시 상장기업인 오스트레일리안 루럴 캐피탈(ARC)이 펑신그룹과 제휴를 맺어 키드먼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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