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과 지카바이러스, 연관성 확인됐지만 인관관계는 추가 연구 필요
신경마비 부르는 길랑바레증후군은 치료제 있어 85%가 1년 내 완치
지카바이러스가 공포감을 주는 이유는 소두증, 길랑바레증후군 같은 심각한 신경계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지카바이러스는 신경계를 주로 침범하는 신경친화성 바이러스(neurotropic virus)로, 유(有)증상 감염자의 0.85%가량에서 신경계 합병증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소두증은 지카바이러스에 따른 출생결함의 대표적 증상이다. 신생아 머리 둘레가 32㎝ 이하(정상 34~37㎝)인 증상이다.
브라질 보건당국이 지난해 말 이후 보고된 소두증 의심환자 4,783명 중 1,113명을 조사한 결과 404명에서 지카바이러스와 연관성이 포착됐다. 또 소두증을 진단 받은 브라질 임신부의 태아와 아기 15명의 양수, 뇌, 척수액에서 지카바이러스 또는 그 항체가 검출됐다. 미국 하와이의 한 여성이 브라질 여행 중 지카에 감염된 뒤 소두증 아기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 발생 간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것이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카바이러스가 태아에 감염되면 소두증 이외에도 망막 이상 등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현재까지 지카바이러스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는 가운데, 해외 다수 제약사 등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시험과 유전자 조작 모기를 이용한 퇴치법 등 개발에 뛰어 들고 있다.
길랑바레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긴 탓으로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싼 ‘수초’라는 절연물질이 벗겨져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1~2명꼴로 발병하며 소아보다 성인이 더 잘 걸린다. 운동신경 이상과 가벼운 감각이상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 초기 다리의 먼쪽부터 힘이 빠지다가 점차 마비가 진행된다.
길랑바레증후군은 치료제가 있어 완치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고용량의 면역글로블린 정맥주사와 혈장분리교환술. 민주홍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환자의 약 85%는 수개월에서 1년 이내에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병조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호흡기질환이나 장염 등 단순한 감염 증상으로 오인하다 뒤늦게 신경과를 찾는 환자들도 적지않다”고 했다.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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