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300㎜방사포 추정, 중국과 불과 50㎞ 거리 양강도에 떨어져
유도무기 성능과시 위해 내륙으로 쏘며 무력시위 효과 극대화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중국과의 국경지역을 향해 단거리 발사체 1발을 쐈다. 통상 동해상으로 발사하던 북한이 내륙으로 쏜 것은 유도무기의 성능을 과시하고 주변국을 향한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합참은 29일 “북한이 오후 5시40분쯤 원산 일대에서 내륙의 동북쪽으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며 “발사체는 함흥을 지나 한시 방향으로 곧장 200㎞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거리에 비춰 발사체는 신형 300㎜방사포로 추정된다. 전방지역에서 쏘면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와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까지 닿을 수 있다.
북한이 해상이 아닌 내륙으로 발사실험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발사체는 중국과 접한 양강도 남쪽의 풍서군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중 국경지역까지 불과 50㎞ 정도 거리여서,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방사포는 여러 발을 동시에 쏠 수 있는 우리의 다련장로켓에 해당하는 무기로, 북한은 신형 300㎜방사포에 위성항법장치(GPS)를 달아 정확성을 높인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탄두에 장착하는 150㎏의 고폭탄은 2만5,000개의 파편으로 부서져 살상 반경이 70m에 달한다. 특히 북한은 지난 2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함경남도 함흥 남쪽에서 동해로 5발을 쏘면서 “최종 시험사격”이라고 밝혀 신형 300㎜방사포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후 북한은 2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중대보도를 통해 청와대 타격을 위협한 데 이어 24일에는 서울을 가상표적으로 설정한 대규모 포 사격 훈련을 하는 등 대남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대남 공격능력의 정확성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내륙의 타깃을 향해 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서만 5차례에 걸쳐 16발의 중ㆍ단거리 발사체를 쏘며 남한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일 300㎜ 방사포 6발을 쐈고, 10일에는 스커드미사일 2발, 18일에는 노동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이 무모하게 도발할 경우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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