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지도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해 충성 맹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세력의 활동이 표면화할 움직임이 보이자 시 주석이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8일 국빈방문을 위해 체코로 출국하기에 앞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이들에게 사실상 충성을 강요했다. 현 시국에 대한 ‘의견 교환’ 명목으로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각자 어떤 방식으로 단결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았고, 결국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견고하게 단결하자”는 내용으로 충성을 맹세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당내 분열세력과 외부 적대세력을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상무위원들 각자가 관할업무에서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쉰은 시 주석이 올해 들어 자신의 퇴진을 공개 요구한 세력을 분열ㆍ적대세력으로 규정해 최고 지도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상무위원회에는 아프리카를 방문중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제외하고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 등 6명 전원이 참석했다. 위 주석은 지난달 14일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연설에서 시 주석을 영도자로 칭하는 ‘핵심’ 대신 책임의식을 언급해 권력투쟁설을 낳은 바 있다.
중국에선 지난달 초 시 주석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 관영 인터넷매체에 게재됐고, 이후 해당 매체의 사장과 주필을 포함해 언론인 17명이 구금돼 당국으로부터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후 중국 당국은 전담수사팀까지 꾸렸지만, 최근에도 ‘충성스러운 공산당원 171명’ 명의의 또 다른 시 주석 퇴진 요구 서한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 중국에선 진보개혁파와 일부 기득권 세력이 일시적으로 ‘반 시진핑 연맹’을 결성해 시 주석 퇴진을 위한 선전전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지난 2월 암살 위기를 모면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