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의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며 덩달아 ‘정치인의 아내’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아내는 남편과 정치 생명을 함께하는 최후의 참모로도 불리는데요,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전과 함께 국회의원 후보자 부인의 내조 경쟁도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현장형과 그림자형, 동지형 등 다양한 내조방식이 있지만 최근 전남 광양ㆍ곡성ㆍ구례에 출마한 우윤근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인 위희욱(53)씨의 내조가 정치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유세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할머니가 의사인 위씨의 응급조치로 목숨을 구한 겁니다.
2일 오전 ‘공양미 삼백석 효도대잔치’ 행사가 예정된 전남 곡성군 태안사에 들어서던 서갑순(76) 할머니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의식을 잃고 계단에서 떨어졌습니다. 사찰 입구에서 효도잔치를 찾은 노인들과 악수하며 남편인 우 후보의 유세를 돕던 부인 위씨는 멀리서 서 할머니가 쓰러진 것을 발견하곤 바로 달려가 응급조치를 했다고 합니다.
경기도의 대학 병원에 근무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위씨는 ‘심장이 좋지 않고 고혈압 약을 오래 전부터 복용하고 있다’는 서 할머니 남편의 말과 증상을 토대로 환자를 바닥에 눕혀 119구조대의 앰뷸런스가 오기 전까지 다리를 올리고 손발을 주무르기를 반복했습니다. 사찰이 산 속에 있어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 사이 서 할머니는 의식을 회복했고 순천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하네요.
위씨는 “의사라면 당연한 일”이라며 “평소에 평일에는 병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남편인 우 후보의 선거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격주로 목요일 밤에 철야 당직을 서고, 금요일 새벽에 전남으로 향하는 차에서 쪽잠을 청하며 주말엔 남편의 유세를 돕는 강행군을 해왔다고 합니다. 위씨는 또 “앞으로 2주간 휴가를 얻어 남편을 도울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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