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12년 KBS교향악단 재단법인화에 이어 예술단을 해체한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번에는 아예 해당 직무 자체를 폐지해 가요무대, 열린음악회 등 예술단 단원들이 활동한 예능프로그램에도 제작 차질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2노조)는 4일 “사측이 31일 단원들에게 예술단 업무를 폐지한다고 일방 통보했다”며 “사측이 제시한 방안과 단원 의견을 수렴해 실무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는 노조 교섭 후 예술단 해체 시기와 단원 처우 등 구체적인 사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단원에게 제시한 조건은 명예퇴직과 직무재배치이며, 재배치 업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안현기 KBS 홍보실 팀장은 “예술단의 프로그램 활용도가 저하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가요무대 등 예술단이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제작진 필요에 따라 외부 인력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합창단과 무용단으로 구성된 KBS예술단은 1990년대 예능프로그램이 늘고 무대도 커지면서 한때 단원 50명이 넘는 조직이었지만 현재는 32명으로 줄었다. 박정진 KBS합창단 예술감독은 “회사가 자연감소 인력의 충원을 계속 미뤄왔다. 신규 단원을 뽑은 건 무용이 5, 6년 전, 합창은 11년 전이다. 요즘 예능 트렌드에서 합창단과 무용단 출연 프로그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단원들도 자기 신분에 대한 위축감을 갖고 있던 상황이었다. 언제든 회사가 칼을 댈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업무폐지를 통보할줄은 몰랐다. 단원들의 충격이 크다. 아직 가족들에게 (예술단 해체를)말하지 못한 단원도 많다”고 말했다.
퇴직 후 임금 권익 수준 저하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박 감독은 “프로그램 당 외부 출연료가 20만원인데 한 달에 최대 8번이 출연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태훈 KBS본부 부위원장은 “중요한 건 KBS예술단이 없어진다는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존재가치가 사라진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