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61%, 30대 63% 투표 의향
지난 총선보다 급증 60대 앞질러
‘스윙 보터’ 40대 표심의 견인차
‘그레이 보터’ 영향력 상쇄 전망
4ㆍ13 총선이 60대 이상 유권자가 최대 다수를 차지하는 ‘그레이 보트(Gray Vote)’로 치러지게 되면서 20, 30대 유권자와의 ‘세대간 투표’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역대 선거에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20, 30대의 투표참여 의향이 60대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20대 총선에서 실제 투표율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 비율이 30대는 62.9%, 20대 이하는 60.6%로 60대(50.0%)를 앞질렀다. 지난달 28일부터 닷새 동안 전국 유권자 2,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포인트)에서 적극 투표층은 40대에서 64.4%로 가장 많았고, 60대는 최하위였다. 50대도 53.5%로 전체 평균(58.0%)에 못 미쳤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1, 22일 실시한 1차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도 20, 30대의 투표 참여 의향은 급증한 반면, 60대는 이례적으로 하락하는 등 엇갈렸다. 20대 이하는 55.4%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는데, 선관위가 19대 총선 직전 실시한 같은 조사(36.1%)보다 19.3%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30대도 지난 총선(47.1%)에 비해 12.5%포인트 오른 59.6%를 기록했다. 반면 60대 이상과 50대는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각각 4.1%포인트(76.9%→72.8%), 2.0%포인트(67.4%→65.4%)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진보 지지세가 두터운 20, 30대가 실제 투표에서도 적극 참여할 경우 보수로 기울어지는 ‘그레이 보트’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류재성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는 현실과 ‘헬조선’과 같은 유행어가 만들어져 청ㆍ장년 세대의 담론이 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앵그리 영 보터(성난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20, 30대의 적극투표 의향은 세대의 정중앙에 위치한 40대의 표심을 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40대는 항상 세대의 중간에서 ‘스윙 보터’(여야를 넘나드는 투표성향을 보이는 유권자)로 남아있다가, 막판에 한쪽에 힘을 실어 승부를 결정짓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이번 총선에선 20, 30대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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