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듈 방식에 소비자가 반응한 것일까?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G5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모듈을 장착하면 DSLR이 된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LG전자에서 강조하는 G5의 카메라 기능을 사진기자가 집중 분석했다.
□ 카메라 모듈을 장착하면 DSLR 카메라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DSLR 수준까지는 아니다.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는 ‘캠플러스’ 모듈을 장착하면 배터리 용량(1,200mAh)이 늘어나고 조작이 편리해 진다. 하지만 DSLR이 되려면 다양한 렌즈 교환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
우선 캠플러스 모듈을 살펴보자. 이 모듈엔 물리적 조작을 할 수 있는 네 가지 장치가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조작하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에 굳이 이 장치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① 동영상 녹화/정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켠 후 이 버튼을 누르면 녹화가 시작된다. 동영상모드가 아닌 상태(사진 촬영모드)에서도 버튼을 누르면 바로 녹화를 시작한다.
② 사진 촬영(셔터): 누르면 사진이 촬영된다. 살짝 누르면 초점이나 노출을 맞추는 반셔터 기능이 작동된다. 그러나 반셔터 기능도 화면에서 초점이나 노출을 맞추려는 피사체를 직접 터치해 작동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편리하다. 사진 촬영할 때도 검지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화면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촬영버튼을 터치하는 것이 더 쉽다.
③ 줌 다이얼: 줌을 조절하는 다이얼이다. G5에 장착된 두 개의 렌즈를 전환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다만 헐거운 느낌이어서 줌 조절 단계를 손가락 감각으로 인식할 수 없다. 살짝 건드려도 반응하기 때문에 원치 않는 조작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스마트폰의 줌 기능은 ‘디지털 줌’이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사진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기능만 한다. 스마트폰 촬영시 멀리 있는 피사체를 ‘+’로 당겨 촬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 상태에서 촬영한 뒤 확대 편집한 것과 거의 같다. 노출의 차이는 날 수 있으나 화질 저하가 심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차라리 줌 조절 대신 밝기 조절 다이얼을 부착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④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실행: 버튼을 조작하면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곧바로 실행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 전원버튼을 눌러 화면을 켤 필요 없이 버튼 조작으로 단번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카메라 모듈 중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작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종합하면 카메라 모듈을 장착했을 때 정작 사진이나 영상의 품질이 향상되는 기능은 없다. 그립감을 높이고 조작을 약간 편하게 할 수 있는 정도다. 이를 위해 전원을 끄고 모듈을 갈아 끼운 뒤 다시 전원을 켜는 수고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배터리와 조작 편의성을 높이는 카메라 모듈 캠 플러스의 가격은 9만9,000원(이번 달 15일까지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상증정)이다.
□ 하드웨어는 뒤지지 않지만 소프트웨어는 문제
(1) 뛰어난 1+1 하드웨어
G5에는 두 가지 렌즈가 장착돼 있다. 78도 화각의 광각렌즈(①, 필름카메라 기준 환산 초점거리 약 28mm)와 135도 화각의 초광각렌즈(②)가 장착돼 있다. 광각렌즈는 1,600만 화소(4:3비율 기준 3,984×2,988)에 조리개 값이 F1.8이다. 초광각렌즈는 800만 화소(4:3비율 기준 2,880×2,160)에 조리개 값 F2.4다.
특별히 촬영옵션을 조정할 필요 없는 대낮에 촬영한 결과물은 두 렌즈 모두 훌륭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손색이 없다. 특히 초광각렌즈는 피사체의 역동성을 강조할 때 활용도가 높다.
(2) 미흡한 소프트웨어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은 굳이 전문가 모드가 아니어도 사진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G5는 전문가 모드를 선택해야 사진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셀카의 경우 전문가 모드를 선택할 수 없어 밝기 조절은 포기해야 한다.
최근 활용도가 높은 HDR(High Dynamic Range)기능도 보완이 필요하다. HDR은 밝기가 심하게 차이 나는 피사체를 함께 찍을 경우 각각의 밝기에 맞도록 사진을 촬영한 후 자동으로 합성해 주는 기능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에 기본 탑재돼 있고 굳이 설정해 주지 않아도 자동으로 기능이 작동된다. 그런데 G5는 대낮에 HDR 기능을 사용하면 푸른 기운이 도는 등 불필요한 색이 사진에 나타난다.
HDR은 특히 야경 촬영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G5의 HDR 기능은 밝은 렌즈가 장착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운 결과물이 나온다.
사진 크기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빠진 점도 아쉽다. G5 기본 카메라 앱은 사진 비율을 16:9와 4:3만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은 무조건 최고화질로만 촬영돼 저장된다. 1,600만화소인 광각렌즈로 낮에 촬영한 사진은 파일 크기가 4MB 이상이다. 이 정도 크기면 사진을 많이 촬영할 경우 32GB 내장메모리가 금세 가득 차게 된다. 소셜미디어에 게시할 목적으로 찍는 사진은 클 필요가 없다.
요즘 인터넷에서 LG전자의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만큼 G5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높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G5의 카메라 및 카메라 모듈의 기능과 성능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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