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 혐오 발언과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에 대한 조롱으로 비판을 받았던 개그맨 장동민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자숙하겠다면서 방송활동을 이어온 방송인이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컸던 하루였다.
장동민이 6일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된 계기는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빅리그’의 선을 넘어선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의 ‘충청도의 힘’이란 코너에서 일곱 살 애늙은이 역할을 맡은 장동민과 동료 출연자 황제성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장동민은 새 장난감을 자랑하는 친구를 보며 “재네 아버지가 양육비를 보냈다 보다” “얼마나 좋냐,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 재테크”라고 놀렸다. 이혼 가정 자녀에 대한 조롱이 담긴 발언이었다. 장동민의 할머니 역을 맡은 황제성도 가세했다.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아버지가 서울서 두 집 살림 차렸다는데” 등의 대사를 던지며 억지 웃음을 이끌어내려 했다.
어린이 성추행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있었다. 장동민이 아이가 장난감을 사고 싶어하는 강한 마음을 보여주기 “할머니 앞에서 고추를 까겠다”고 말했고, 황제성은 “늙어서는 죽어야지”라고 받았다. 이어 장동민이 “기분이라도 풀어드려야지 어쩌겠냐”고 말한 뒤 황제성이 무대 뒤편에서 장동민의 성기를 만지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후 장동민은 우는 시늉과 함께 “한번 까서 사람 한번 살렸지 않냐”라는 말을 더했다.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의 내용으로서는 지극히 부적절하다는 장면을 더욱 자극적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을 만했다. 제작진은 “방송을 보고 상처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재방송과 VOD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하기로 했고 코너 존폐 여부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동민의 부적절한 방송 내용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서웠다. “기본 자세가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동민씨, 웃자고 하는 말에도 지켜야 할 매너가 있는 겁니다’”(ilov****), “개그로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면 폭력이다”(stel****) 등 비판 어린 글들이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란에 줄을 이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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