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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사태 본질은 인권문제…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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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사태 본질은 인권문제…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

입력
2016.04.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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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숙 작곡가는 7일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엉뚱한 음모론의 대두로 서울시향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고 정명훈 전 감독과 시향이 비난의 대상이 된 상황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진은숙 작곡가는 7일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엉뚱한 음모론의 대두로 서울시향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고 정명훈 전 감독과 시향이 비난의 대상이 된 상황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시향 사태의 본질은 호소문을 발표한 직원들과 박현정 전 대표 사이의 인권문제입니다. 수 많은 직원들의 퇴사, 호소, 깊은 한숨, 분노와 눈물들을 조작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 진은숙(55)씨가 7일 허핑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2014년 12월부터 이어진 서울시향 사태에 대한 심경을 밝히면서 “본질을 흐리는 엉뚱한 음모론”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시향 사태는 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ㆍ폭언 논란에서 시작돼 ▦서울시 조사 ▦박 전 대표의 자진 사퇴 및 관련 경찰 수사 ▦직원들에 대한 명예훼손 수사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사퇴 ▦맞고소 등 법적 공방 등으로 이어졌다.

진 작곡가는 이 기고에서 박 전 대표의 고압적 태도 때문에 취임 당시 이를 반겼던 직원들이 수 개월 만에 정신적 고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들이 사표를 내고 시향을 떠났고, 한 직원이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렸다”며 “이 기간은 시향과 일했던 10년 중 가장 힘든 기간으로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라고 썼다.

진 작곡가는 직원들이 비난 받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정명훈 전 예술감독 등이 직원들의 배후에 있다거나, 사주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2014년 8월 런던 BBC 프롬스 연주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의전 문제를 거론하며 직원과 불화를 빚은 일이 알려져 “외국 음악계 종사자들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을 계기로 정 전 감독이 나섰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진 작곡가는 “막연히 직원들이 힘들다는 사실만 알았던 정 전 감독이 세세한 내용을 알고는 공분했다”며 “직원들은 지휘자와는 이해관계가 있을 수 없는 사람들로 성인들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조정됐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평생 경험한 적 없는 인간의 깊은 밑바닥을 접했고, 배후설, 조종설, 조작설 같은 얘기가 일상용어가 된 것을 자각할 때마다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진은숙 작곡가 기고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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