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TK 중심 40대 이상에서
새누리 지지층 이탈 현상 뚜렷
국민의당 지지율 일주새 5%P 급등
野 분열 넘어 ‘3당 구도’ 현실화
4ㆍ13 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7일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판세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이번 총선이 인물ㆍ정책ㆍ바람이 없는 ‘3무(無) 선거’에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미풍에 그치면서, 새누리당 어부지리와 야권 참패를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야권에 불리한 구도를 상쇄하는 요인들이 드러나면서 ‘여대야소(與大野小)’에 대한 전망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6일 이틀간 실시한 유권자 인식 3차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지지도는 28.4%, 더불어민주당 21.7%, 국민의당 16.9%, 정의당 4.4%였다. 2차 조사(3월29~30일 실시) 대비 새누리당 지지도는 2.5%포인트 하락, 20%대로 주저앉았다. 더민주는 1.0%포인트 하락한 정체 수준이었고 국민의당은 5.1%포인트 급등하면서 약진을 거듭했다. 새누리당 지지 하락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과 텃밭인 대구ㆍ경북(TK)에서 뚜렷했다. 서울 20.3%, 대구ㆍ경북 38.0%로, 2차 조사 대비 각각 8.9%포인트, 6.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서울에서 더민주는 4.5%포인트, 국민의당은 1.9%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ㆍ장년층의 여당 지지 이탈이 두드러졌다. 전통적 보수층의 이탈이 새누리당 지지 하락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민의당의 출현이 더민주의 지지층뿐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층을 잠식하는 것도 ‘야권 분열=야권 참패’라는 전망을 흔드는 요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층 가운데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했다’는 응답은 30.3%, ‘더민주를 지지했다’는 55.6%였다. 새누리당에서 유입된 지지층보다 더민주 지지층 규모가 많다는 점에서 야권 분열 효과는 분명했다. 다만 국민의당 지지층 10명 중 3명이 새누리당에서 유입된 것은 여당의 압승을 낙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지표 상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은 수도권 다수 지역구에서 여야가 혼전을 벌이거나 야당 우세 지역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당은 2차 조사에서 11.8%이던 지지율이 16.9%로, 호남에서는 38.6%까지 급등하며 거대 양당을 흔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심판론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양당 동시 심판론’이라는 응답이 43.5%였다. 야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부여당 심판론’(24.1%),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야당 심판론’(20.1%)보다 월등히 높았다. 결국 기성 정당에 불만을 갖고 있는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 4월 5~6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ㆍ무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2016년 2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기준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응답률은 9.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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