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고마운 점은 드라마 제목처럼 골고루 곳곳이 조명이 됐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이끄는 배우들은 너나할 것 없이 볕이 밝게 들어왔다. 종영을 단 4회 앞둔 13회에 재등장한 지승현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24일 첫 회 북한군 안정준 상위 역할로 등장해 남북 군인간 피 튀기는 결투를 벌이며 임팩트를 남겼다. 지승현은 6일 13회에 안방극장에 다시 나타나며 시청자들로부터 '냉면오빠'라는 별명을 얻으며 분량을 챙겼다.
-오랜만의 재등장이다.
"원래 카메오라고 들었다. 제작진이 내가 아니라 양익준 선배를 고려했다고 알고 있다. 워낙 북한말을 잘한다. 그런데 추천을 받아 내가 합류했다. 제작진이 북한말을 듣더니 바로 같이 하자고 했다."
-방송 후 반응은.
"1회는 아는 사람만 알 정도였다. 신성록과 닮아 '카톡개 아니냐'는 질문도 들었다. 잘 생겼다는 댓글을 봤는데 고마웠다."
-안정준 상위는 어떤 캐릭터인가.
"북한군의 유시진이라고 본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점은 비슷하다. 유시진과는 친구 아닌 친구가 되고, 적이 아닌 적으로 만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처지를 서로 이해하는 캐릭터다. 16회까지 깨알처럼 나올테니 기대해 달라."
-원래 최중사 역할의 박훈이 이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그런가? 나는 거의 촬영 막바지에 합류했다. 그래서 1회는 8월에, 나머지 분량은 11~12월에 찍었다. 출연 분량에 따라 대본을 줘 중간 회차의 대본이 없다."
-재등장이 강렬하다.
"김은숙 작가가 1회를 보고 괜찮다고 얘기했다고 들었다. 이후 등장분을 임팩트있게 썼다고 했다. 대본을 보고 놀랐다. 감사했다."
-북한군 설정 탓에 1회는 중국 방송서 편집됐다.
"외교적 상황으로 북한군복을 입은 장면이 완전히 편집됐다. 대신 13회부터는 사복으로 나와 중국판에서도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인기가 굉장한데 편집이 아쉽지 않았나.
"전혀!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작품에 함께 해 좋다. 무엇보다 오프닝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중국을 제외한 30여개 국가에서는 날 볼 수 있으니까 괜찮다."
-중국판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됐나.
"북한군이 아니라 치누크라는 가상국가의 한국계 혼혈군인으로 묘사 됐다고 들었다. 엄마가 한국계인 설정이라 송중기와 얘기할 때는 한국말을 썼다. 북한말 대신 영어더빙으로 방송되는데 직접 더빙도 했다."
-영어 더빙은 어땠나.
"영어를 공부했지만 영어로 말할 기회가 잘 없지 않나.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대사와 호흡이 재미있었다."
-대학 전공 도움을 받았나.
"경희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더빙할 때 도움이 됐다. 영어 연기는 꼭 해보고 싶었다. "
-북한말은 어떻게 했나.
“드라마 '감격시대'에서 극중 도비노리패로 출연했다. 만주패거리 무리 중 한 명인데 방송에서는 양익준 선배만 북한말을 썼다. 그 때 연습한 걸 2년 만에 써먹었다. 어렵긴 했는데 이응복 감독이 듣더니 오~하더라."
-영화 '바람'에서 부산 사투리를 썼다.
"아빠가 경상도 분이고, 엄마가 전라도 분이다. 바람 촬영 때는 99%가 부산 출신들이라 억양을 많이 배웠다. 사투리 흉내가 재미있는데 제대로 못하면 현지 주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 진짜처럼 하고 싶어 억양까지 흉내내려 노력하는 편이다."
-1회 때 액션 연기를 했다.
"정말 힘들게 찍었다. 한 달 훈련을 받고 14시간 동안 밤샘 촬영을 했다. 찍다가 송중기에게 입을 맞아 중단된 적도 있었다. 첫 촬영인데 이가 부러지는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송중기, 진구와의 호흡은.
"함께 액션스쿨에서 연습하며 만났다. 주변 배우들과 서로 아는 사이라 친하게 지냈다. 송중기가 액션팀과 친해 내가 묻어갈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줬다. 진구 형과는 땀 흘리며 액션 연습을 했는데 나중에 힘들어 서로 기대 쉬기도 했다. '몸정 들었네'라며 농담할 정도로 붙어있었다."
-군대는 어디서 복무했나.
"장교 출신으로 DMZ에서 근무했다. 1회 방송 후 부하로 있던 중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GOP 동기와도 통화를 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건방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이병헌 선배와 같은 길을 걷고 싶다. 내 연기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태양의 후예'도 좋은 기회가 됐다."
사진=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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