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파워 있는 與 의원이…”
“푸대접 여당에 회초리 들 때”
강원은 19대 총선에서 9석 모두 새누리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번 20대 총선에선 1석이 준 8석이 걸려 있다. 춘천의 경우 여당이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이 불거진 19대까지 악재 속에서도 초반 열세를 딛고 지켜냈다. 그러나 경춘선 전철 개통 이후 외지인구 유입이 늘어 예전보다 보수색이 옅어졌다. 여당이 텃밭을 지켜낼 지, 사상 처음 진보성향 후보가 깃발을 꽂을 지가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춘천 선거구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김진태(52)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허영(46) 후보, 정의당 강선경(45) 후보가 격전 중이다.
민심은 “효과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집권당 의원의 힘이 필요하다”는 쪽과 “푸대접만 안겨준 여당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는 심판론으로 엇갈렸다. 시내 번화가인 명동에서 만난 주부 이영신(64)씨는 “서울까지 전철이 뚫리고 중도에 레고랜드 교각이 놓인 것도 어찌 보면 여당 의원 덕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직장인 조대연(37)씨는 “수십 년 여당 후보를 뽑아줬다니 돌아온 것은 지긋지긋한 푸대접과 경기침체였다. 여당의원이 예산을 많이 확보한다는 것은 허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8일 석사동 사거리와 후평로터리에서 특유의 댄싱유세를 이어간 뒤 거두 농공단지를 방문, 제2경춘국도 건설과 대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춘천 구도심 샹젤리제 거리 조성, 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정상 개장을 약속했다. 허 후보는 지난 6일부터 정청래 의원과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 더민주 중앙당 지원을 받아 온의동 풍물시장 등지에서 후평산업단지 청년 메이커스페이스 조성, 후납형 청년구직수단제 도입 등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강 후보는 최저 임금 1만원 인상 등을 내걸고 청년과 서민층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세 차례 열린 TV토론에서 허 후보는 김 후보의 세월호와 종북몰이 막말 발언을, 김 후보는 허 후보의 의원 비서관 시절 음주운전 징계면탈 의혹을 문제 삼으며 설전을 벌였다.
선거 전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야당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으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 6일 발표된 강원일보와 KBS, MBC, G1강원민방 등 방송3사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50.4%로 허 후보(28.1%)와 강 후보(2.8%)를 크게 앞섰다.
김 후보는 그 동안 여론조사에 단 한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지지층을 결집시켜 재선 고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허 후보는 여론조사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젊은 층 표심을 적극 공략해 막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 전인 지난달 말 이뤄진 허 후보와 국민의당 이용범(56) 후보와의 단일화가 변수 가운데 하나란 분석이다. 홍성구(48)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 등 박근혜 정부 정책 허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이를 어떻게 방어하는 지에 따라 부동층의 표심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여론조사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전화번호걸기(RDD)에 의한 전화면접조사방법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4.4%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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