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영순ㆍ더민주 최명길 접전
새누리 연관 강조-인물론 팽팽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서울 송파을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두 후보가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옥새 파동’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공천 내분 과정에서 나온 초유의 무공천 결정으로 인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김영순 후보와 대전 유성갑 공천에서 탈락했다가 송파을에 전략공천된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인공. 4일 발표된 KBSㆍ연합뉴스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33.0%)와 최 후보(30.0%)는 3%포인트 차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다.
송파구청장 출신의 김 후보는 여당세가 강한 송파을에서 기호 1번 프리미엄을 잃자 ‘새누리당 유전자’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그는 여느 새누리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빨간색 점퍼 차림으로 지역 곳곳을 훑었다. 이날 오후 석촌동 석촌시장 유세에서는 총 15분에 달하는 연설 중 초반 5분을 새누리당과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또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의 당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저희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실망시켰지만 반성하고 있는 만큼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MBC 앵커 출신인 최 후보는 ‘인물론’을 강조했다. 전략공천으로 송파을에 출마했으나 언론인 출신으로서 지역 현안의 핵심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최 후보는 이날 오전 잠실동 새마을시장 유세에서 “취재 현장을 27년 간 누빈 전직 언론인으로서 적응력 하나는 자부한다”며 “재건축 인허가 등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해 서울시장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는 것도 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선거구 여론은 공천 잡음으로 여당에 대한 신뢰를 거뒀다는 반응과 야당이 이삭줍기식 전략공천으로 인해 불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반응이 팽팽히 맞서 있다. 방이동 주민 정강영(86)씨는 “수십년 간 보수정당을 지지해 왔지만 공천 파동을 보면서 실망이 컸다”며 “이번엔 당 대신 인물을 보고 사전투표했다”고 했다. 반면 잠실동 일대에서 15년간 슈퍼마켓을 운영해 온 장모(47)씨는 “얼마 전까지 대전 지역에만 신경 쓰던 사람이 송파에 와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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