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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부정’ 의심, 내 표는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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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부정’ 의심, 내 표는 안전할까

입력
2016.04.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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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됐다. 미래를 좌우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자리. 하지만 매번 선거 때마다 '내 표가 과연 안전하게 지켜질까' 의심하는 글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군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논란으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해졌다.

2012년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종료된 후 서울 강남을 선거구 개표작업이 진행된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 개표소에서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돼 해당 투표함에 대한 개표 작업이 중단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종료된 후 서울 강남을 선거구 개표작업이 진행된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 개표소에서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돼 해당 투표함에 대한 개표 작업이 중단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19대 총선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논란

4년 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 강남구을 선거구 개표과정에서 미봉인 투표함이 발견됐다. (관련기사☞ 강남을 투표함 이송중 바꿔치기 당했나) 정동영 후보측은 이 선거구 투표함 55개 중 20개가 투표함이 제대로 봉인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강남을 선거관리위원회는 긴급점검을 통해 5개의 투표함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문제가 된 투표함의 표를 모두 유효투표로 인정해 개표를 완료했다. 개표 결과 김종훈 후보는 7만3,346표(59.47%)로 정동영 후보의 4만8,419표(39.26%)를 크게 앞서 승리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들이 2012년 4월 17일 오후 서울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4ㆍ11 총선 개표 당시 논란을 일으킨 강남을 선거구의 미봉인 투표함들을 수거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향후 소송에 대비해 이 투표함들에 대해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들이 2012년 4월 17일 오후 서울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4ㆍ11 총선 개표 당시 논란을 일으킨 강남을 선거구의 미봉인 투표함들을 수거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향후 소송에 대비해 이 투표함들에 대해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투표함에 문제 있어도… "당락 바뀔 정도여야만 유효"

민주통합당은 소송으로 맞섰다. 투표함 봉쇄·봉인 및 송부 과정이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관련기사☞ 투표함 규정위반 "당락에 영향없으면 유효") 대법원은 민주당이 문제 제기한 투표함 21개 중 실제로 투표지를 교체 또는 추가 투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1개뿐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문제가 된 투표구의 투표자수, 김종훈 후보의 표, 정동영 후보의 표를 종합해 계산해 보더라도 김 후보가 우세한 투표 결과에는 변동이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투표함의 봉함이나 봉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투표구의 투표자수가 선거의 당락을 바꿀 정도로 크지 않다면, 소송을 통해 선거 무효가 판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공직선거법 제224조 선거무효의 판결 등에 대한 조항을 보면 "소청이나 소장을 접수한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대법원이나 고등법원은 선거쟁송에 있어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선거의 전부나 일부의 무효 또는 당선의 무효를 결정하거나 판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3일 앞둔 10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된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각 지역에 보관 중인 사전투표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3일 앞둔 10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된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각 지역에 보관 중인 사전투표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날까지 보관되는 사전투표함 안전할까

2014년 6ㆍ4 지방선거 당시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에서도 투표함 관리 논란은 제기됐다. (관련기사☞ '투·개표 말썽' 이번엔 불식될까) 사전투표가 끝난 뒤 투표함은 봉함, 봉인 후 각 지역 선관위로 운반된 후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별도의 장소에 보관된다. 그러나 이때 참관인이 없는 경우가 많고 사전투표함을 보관하는 장소의 보안상 문제가 드러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사전투표함이 보관되는 각 지역 선관위 253곳에 CCTV를 설치하고 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사전투표함을 보관하는 장소의 출입문엔 이번에 처음 도입된 얼굴 인식 잠금장치가 설치됐고, 특수 봉인지가 부착돼 외부인이 출입하면 봉인지가 훼손돼 출입여부를 알 수 있게 했다. '투표함 바꿔치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전투표함에는 고유 식별번호가 내장된 전자칩도 부착됐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경기상고에 설치된 종로구 선관위 개표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전자개표기를 점검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jankookilb.com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경기상고에 설치된 종로구 선관위 개표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전자개표기를 점검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jankookilb.com

이번 총선에선 시민 감시단이 투표함을 지켜본다

그러나 여전히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선관위에 대한 불신은 깊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예 시민들이 투표 감시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인 '시민의 날개'는 '시민의 눈'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만들었다. (앱 바로가기☞시민의 눈) 이 앱을 다운받은 시민들이 각 투표소에서 의심스러운 상황을 보면 곧장 '신고' 버튼을 눌러 알릴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이번 사전투표 기간 동안 '시민의 눈'에는 손잡이가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 등 15건의 문제점이 신고되기도 했다.

13일 총선 당일에는 공명선거네트워크에서 700여명의 개표 참관인을 투입, 전국 150여곳의 주요 선거구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이 배부한 '개표참관인 참관 활동 매뉴얼'에는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휴대폰 등 촬영기기를 준비하고, 개표소에 투표함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PC입력 담당자가 보고용 PC에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까지 매 단계마다 철저히 참관하는 방법을 명시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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