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선자 123명 계파 분석
친노 영입인사 등 다수 원내 입성
文 빠지면서 구심점은 안 보여
孫의 사람들도 10여 명 입지 강화
김부겸ㆍ김영춘 등 50대 중반 중도모임
‘통합행동’ 향후 당내 역할에 주목
‘친(親) 문재인계 선전, 친(親) 손학규계 약진, 옛 비노계의 축소.’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총선 당선자 123명의 면면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친노(노무현)ㆍ친문(문재인) 진영은 19대에 이어 건재함을 보여줬다. 기존 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돼 국회의원 배지를 4년 더 달 기회를 얻은데다, 강병원ㆍ권미혁ㆍ권칠승ㆍ금태섭ㆍ신동근ㆍ정춘숙ㆍ제윤경ㆍ황희 당선자 등이 초선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김해영ㆍ박재호ㆍ전재수ㆍ최인호)ㆍ경남(김경수ㆍ서형수)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제치고 역대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 든 새 당선자들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등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정재호ㆍ김종민ㆍ조승래 당선자도 결이 조금은 다르지만 범친노 진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처럼 당내 비중은 높지만 친노ㆍ친문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인사가 많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원외로 빠져 있는데다 한 동안 여의도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당 관계자는 “기존 의원들에 새로 합류한 인사들까지 아우르며 친노ㆍ친문 진영을 힘 입게 끌고 갈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이나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해찬(7선) 의원은 원로로 분류돼 당 운영에 적극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
오랫동안 야권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정세균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중진 인사 상당수가 공천배제(컷오프) 되면서 세가 줄었지만 계파수장인 정세균 의원이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인 오세훈 후보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당내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ㆍ우상호 의원으로 대표되는 민평련계와 86그룹도 오영식 의원 등 이탈자가 발생했지만 기동민ㆍ김현권ㆍ이재정 등 새 당선자들을 통해 현상 유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비주류 의원들 상당수가 탈당과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비노 진영의 세력은 상대적으로 줄어 있다. 반면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조정식ㆍ양승조(이상 4선), 이찬열ㆍ이춘석(이상 3선), 이언주ㆍ김민기ㆍ이개호ㆍ전현희ㆍ전혜숙(이상 재선) 당선자 등 기존 의원들에 서울(고용진ㆍ노원갑), 인천(박찬대ㆍ연수갑), 경기(임종성ㆍ광주을, 김병욱ㆍ성남분당을), 충남(강훈식ㆍ아산을, 어기구ㆍ당진) 등 수도권과 충청에서 당선자를 대거 배출했다. 야권에게는 사지나 다름없는 서울 강남을에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김종훈)을 제치고 승리한 전현희 당선자와 이춘석(전북), 이개호(전남) 등 호남 당선자 3명 중 2명이 손학규계 인사들이다. 당 관계자는 “당선자 수도 늘었지만 선수나 지역 모두 골고루 배치가 됐다”며 “규모는 친노ㆍ친문 진영에 비해 작지만 경쟁력은 만만치 않다”고 내다봤다.
50대 중도인사 모임인 ‘통합행동’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가을 주류-비주류로 갈라져 갈등이 심각해질 무렵 진보와 보수를 넘어 통합의 새 물결을 만든다는 뜻에서 당내 중립 성향의 중량급 인사 8명이 이 모임을 만들었고, 이들 중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제외한 7명이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수도권 다선 의원 자리를 포기하고 불모지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으로 내려갔다 나란히 살아 돌아오는 김부겸(대구 수성갑ㆍ4선)ㆍ김영춘(부산진갑ㆍ3선) 당선자를 비롯해 수도권의 박영선 조정식 송영길(이상 4선), 민병두 정성호(이상 3선) 의원까지 이들이 당권 도전 등을 통해 활동 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여 당내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호남 인맥은 전남(이개호), 전북(이춘석ㆍ안호영) 등 단 3명의 당선자만 배출한 탓에 텅 비었다. 당 관계자는 “텃밭 호남의 인력 보강이 급한 숙제가 됐다”며 “서둘러 ‘리빌딩(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걱정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계파분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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