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당선 고려 제1야당 찍고
정당투표는 제2야당 힘 실은 듯
“제3당 지지는 死票… 野 패배”
단일화 주장과 상반된 결과
4ㆍ13 총선에서 유권자의 분할투표 양상이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지지자들이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고,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야당 의석수를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본보 유권자 인식조사 결과 지역구에서 더민주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한 비율은 17.8%로 새누리당을 지지한 경우(3.8%)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또 지역구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도 정당투표에서 더민주에 표를 던진 경우는 9.7%였지만 새누리당을 지지한 경우는 2.1%에 그쳤다. 다수의 유권자들이 야당심판론보다는 정권심판론으로 기울면서 지역구에서는 당선가능성을 고려해 제1야당을 지지하고 정당투표에서는 제2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역으로 비례대표 지지정당 대비 지역구 후보 투표 정당을 비교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 지역구에서 더민주 후보를 지지한 경우는 25.3%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 경우(19.0%)보다 6.3%포인트 더 많았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제3당 지지는 사표를 만들어 야권패배의 요인이 될 뿐이므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제1야당의 전통적인 선거 캠페인과 실제 현실은 다르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정 교수는 또 “교차투표(Cross Voting)란 용어는 의원이 의안 표결 시 소속 정당의 당론과 상관 없이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며 “복수의 투표권이 주어진 유권자가 한 정당 소속후보가 아닌 여러 정당 후보에 나눠 투표하는 것은 분할투표(Split Voting)로 부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대 총선 4차 유권자 인식조사는 4월 15일부터 2일간 전국의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ㆍ무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응답률은 9.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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