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키 맨’ 박지원
安, 원내 협상력 朴 등판 기대
朴측은 “전당대회 출마 염두”
安ㆍ朴 지난주에 비공개 회동
/그림 1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 영상을 보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국민의당에서 ‘박지원 역할론’이 떠오르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정국을 주도하려면 원내 사령탑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 측은 18, 19대 국회에서 두 차례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의 등판을 기대하지만, 박 의원은 당권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어 고민이다.
안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17일 “20대 총선 당선자 300명 중 가장 뛰어난 원내 협상력을 갖춘 분이 박 의원”이라며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으로 원내를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가 정국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당 대표에 못지 않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공동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양측은 당선 인사 차 만났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박 의원은 20대 국회 원 구성을 비롯해 당선자 워크숍 등 당 정비의 필요성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어 안 공동대표 측이 박 의원에게 의사를 타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 측은 “8월 이전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 공동대표 측이 우리를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차원을 넘어서 리딩파티(leading party)가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9대 국회 임기 내에 20대 국회 원 구성을 마치려면 늦어도 내달 초까지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새 원내대표가 개원 협상을 통해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배분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민의대로 원 구성을 하면 된다”면서 “의장은 더민주, 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이라고 적었다. 새누리당이 무소속 당선자를 영입해 원내 1당이라고 주장한다면 ‘제2의 3당 합당’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당 내에선 호남 3, 4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내대표 경쟁이 달아올랐다. 4선에 성공한 김동철 주승용 의원과 3선이 되는 유성엽 장병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중량감과 경륜 면에서 박 의원에게 밀린다는 의견이 많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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