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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뉴스보다 못한 세월호 2주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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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뉴스보다 못한 세월호 2주기 보도

입력
2016.04.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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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세타(Θ)의 경고, 경고!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편. SBS 제공
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세타(Θ)의 경고, 경고!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편. SBS 제공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지상파 뉴스들이 소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여 비판 받고 있다. 특히 참사 당시 각종 오보와 망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KBS는 침묵으로 2주기를 보내 공영방송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SBS가 세월호 관련 의혹을 다룬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방송해 그나마 지상파 방송의 체면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KBS와 MBC의 16일 보도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두 공영방송의 관심이 얼마나 낮은지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총 25꼭지의 뉴스를 보도한 KBS ‘뉴스9’의 세월호 관련 보도 건수는 추모 행사를 포함해 단 두 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진다는 기상 뉴스 다음에 배치됐고, 내용 역시 이날 행사의 전반적인 스케치 기사에 불과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추모 행사를 포함해 내달 세월호 인양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뉴스 2꼭지만 보도했다. 두 방송사 모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관련 이슈로 편성된 정규 혹은 특집 프로그램 역시 전무했다.

지난 15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내건 세월호 참사 추모 현수막. 이날 오후 사측이 이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 제공
지난 15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내건 세월호 참사 추모 현수막. 이날 오후 사측이 이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 제공

공영방송의 ‘세월호 거리두기’는 오래 전부터 진행형이었다. KBS의 경우 지난해 12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을 위한 출석 및 자료 요청에 사측이 ‘언론의 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을 이유로 불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세월호 참사 청문회는 중계는 고사하고 메인 뉴스에서 아예 보도되지 않았다.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에는 노조가 KBS 신관 앞에 내건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사측이 철거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회의에서 세월호 아이템은 일단 배제되고 있다”며 “참사 이후 2년 여 간 무기력의 극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SBS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특히 뜨거웠다. 프로그램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됐다 두 달 여 후 인양된 노트북에서 발견된 파일, 세월호 기관사의 휴대폰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세월호의 운영 및 관리에 국정원이 깊게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여전히 납득할 만 한 설명을 회피하고 있는 국정원을 비판했다.

또 사고 직후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이 약 2시간 동안 해경 본청과 통화하며 구조 인원 수 및 현장 영상 전송을 주문한 교신 내용을 방송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승객 구조를 위해 1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청와대 측은 해경 측에 대통령(VIP) 보고용으로 보낼 구조 인원 수와 현장 영상을 독촉했고, 해경도 이를 계속해서 구조 현장에 주문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해서야 청와대 측이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해경에 보낸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란 내용까지 공개됐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 게시판을 포함한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세월호에 관해 우리가 얼마나 더 모르고 있는 걸까요” “아직도 파헤쳐야 할 진실들이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등의 의견이 폭주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앞서 방송된 SBS ‘8뉴스’ 역시 여전히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사연을 포함해 세월호 관련 이슈 총 4꼭지를 보도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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