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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의 '태후' 공동작업 제안 숨도 안 쉬고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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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의 '태후' 공동작업 제안 숨도 안 쉬고 OK"

입력
2016.04.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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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작가는 “다음 작품으로 JTBC 드라마 ‘맨투맨’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말 해보고 싶은 장르는 19금 에로드라마”라고 말했다.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ㆍNEW 제공
김원석 작가는 “다음 작품으로 JTBC 드라마 ‘맨투맨’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말 해보고 싶은 장르는 19금 에로드라마”라고 말했다.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ㆍNEW 제공

텁수룩한 수염만으로 마초적인 남자를 떠올렸다면 착각이다. 최근 종방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공동 집필한 김원석(40) 작가는 매우 섬세하다. 인터뷰에 앞서 자신이 김은숙 작가 대신 인터뷰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안지를 만들어 읊기도 했다. ‘송송(송중기-송혜교)커플’의 멜로를 “꽁냥꽁냥(부드럽게 귓속말하듯 하는 대화나 행동)하다”고 표현한다거나, 오글거리는 대사를 두고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마법 같았다”라고도 했다.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작가에게선 투박한 군대식 말투도, 단답형의 ‘상남자’ 답변도 없었다. 마치 수다를 떨 듯 이어지는 긴 답변과 가느다란 목소리가 주저 없이 로맨스 드라마의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태양의 후예’는 원래 김 작가의 대본 ‘국경 없는 의사회’가 원작이다. 김은숙 작가가 합류하면서 제목도 이야기 틀도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원작을 완전히 해체해서 재구성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했다. “‘태양의 후예’라는 제목도 김은숙 작가가 지었다”며 “너무 멋있는 제목이라 단박에 찬성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말 많았던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원래부터 해피엔딩”이었다고 귀띔했다. 재난을 배경으로 했다고 하나 “새드엔딩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3각 또는 4각 관계의 멜로가 아닌 점도 “김은숙 작가가 애초에 아예 피하자고 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본은 두 작가와 보조 작가들이 참여한 난상토론을 통해 완성됐다. ‘태양의 후예’ 속 명장면과 명대사는 어느 한 작가의 공이 아닌 토론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는 얘기다. 평소에도 많은 작가들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김은숙 작가의 작업 스타일이다. 그는 “김은숙 작가에게 배운 건 어떤 이야기든지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가 공동 작업을 제안했을 때 “‘숨도 안 쉬고 좋다’고 전해달라 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국경 없는 의사회’를 쓰면서 막힐 때마다 교과서 역할을 했던 게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이었다”고도 고백했다.

‘태양의 후예’는 후반부로 갈수록 과도한 간접광고(PPL)와, 불사조로 변신한 유시진(송중기) 때문에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 작가는 “유시진이 불사조라는 표현이 나오게 만든 건 잘못인 것 같다”며 “드라마적으로 감정을 더 짚었어야 했는데 그것을 놓쳐 아쉽다”고 했다. 그는 “PPL을 최선을 다해 대본에 재미있고 의미 있게 녹이려 했다”며 “보시는 분들이 불편했다면 우리가 반성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대본을 잘 소화해준” 배우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송중기씨는 무척 강렬했다”며 “대사에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잘 구분해줬다”고 평했다. 송혜교에 대해선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며 “속물적인 의사였다가도 사명감을 잘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물론 매우 아름답고요.”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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